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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뚝이 Jun 21. 2024

요가, 웃음 치료사가 되다

요린이의 요가 수필 2화

요가할 때 숨소리만 들릴 것 같다고요?

요가를 해보기 전에는 요가하면 엄숙하고 근엄한 분위기가 생각났다. 실제로도 다소 그러하다. 아주 고요하고, 틀어주는 음악도 뭔가 성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하지만 내가 듣는 수업은 전문가 반이 아니기 때문에, 온갖 소리가 난무한다.


"  어으 "

" 아고 아이고아이고 "

" 푸헤헷(따라 할 수조차 없는 기상천외한 자세를 보면 헛웃음이 나온다)"


그렇게 여러 가지 곡소리가 나올 때 나는 생각한다.

'나만 힘든 거 아니구나'

묘한 안도감을 얻는다.


웃겨서 못하겠어

내 옆자리엔 항상 몸빼 바지를 입고 오는 할머니가 계신다.

엄청 유연하시지만, 균형을 잡는 자세에서는 항상 고전하시곤 한다.


그날도 어김없이 할머니는 열심히 동작을 따라 했고, 그날따라 균형 잡는 자세가 많이 나와서 다들 비틀거리기도 하고 바들바들 떨기도 했다.


나도 열심히 힘을 줘서 균형을 잡아보고 있는데, 갑자기 옆에서 따라 하시던 할머니께서 나동그라지시며 쿠당탕 소리를 내셨다.


"오메"


모든 수강생들이 뒤를 돌아보았고, 바닥을 구르며 나동그라진 할머니를 보고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푸하하 하하"

"흐어 허허헣"


할머니와 수강생들 전부 웃음이 터진 순간이었다.

나는 할머니 바로 옆에 있었으니 넘어지기 직전의 과정까지 본터라(할머니는 정말 안 넘어지려고 안간힘을 쓰고 계셨다. 바들바들거리시다가 휘청이실 때 내 콧구멍도 벌름거렸다) 너무 웃겨서 힘이 빠져 나도 동작을 이어가지 못했다.



엄마 얼굴만 봐도 웃겨

또 하나의 복병은 엄마였다.

엄마와 나는 뻣뻣하기에 항상 맨 뒤에서(못하는 사람은 맨 뒤로 가라고 한 것도 아닌데 알아서 맨 뒤로 간다) 나란히 수업을 받는다.


둘 다 엄청난 몸치이기 때문에 동작을 못 따라 하거나 바들거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버거워서 엄마를 흘끗 쳐다보면 엄마가 고전하고 있거나 생뚱맞은 포즈를 하고 있는데 나는 눈이 마주치면 너무 웃겨서


출처:  드라마 거침없이 하이킥


이렇게 빵 터지고 만다.

요가하면서 웃을 일이 없을 거 같았는데, 매 시간마다 참 웃긴다. 웃고 나면 또 다음 동작을 할 때 묘하게 기운이 나기도 한다.


힘들 때일수록 웃어라

요가는 겁나 힘들다. 부정할 수가 없다.

수업이 다 끝나면 옷이 땀에 젖는다. 그 정도로 강도가 높다.

요가를 스트레칭 정도로만 알고 있다면 오산이다!!


하지만 요가수업 때는 웃게 된다.

힘들 때일수록 웃어라!!

웃어야  버틸지어니.


매번 힘들고 반복적인 것 같은 삶과 요가 속에서도

우리는 웃을 수 있다.

인생이란 그렇다.

요가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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