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도 많이 먹고 야식을 자주 먹어도 별 이상을 느끼지 못하고 아프지 않는 아이는 비결이 뭘까요? 대체로 통통한 아이들은 쉽게 이상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마른 아이들에 비해 성격이 느긋한 편이라 스트레스가 적고, 지방세포에 이물질이 잘 저장되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튼튼한 면역을 물려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 아이의 자녀 세대도 역시 건강할까요? 가공식품을 계속 섭취하는 한 절대로 장담할 수 없습니다.
소아암 환자가 많아진 이유가 뭘까요? 원인이 명확하지는 않지만, 유전 요인과 환경 요인이 복합되었다고만 추정합니다. 환경 요인으로는 자외선 조사, 화학물질, 식사에 포함되는 발암물질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소아암은 성인 암에 비해 암세포의 종류도 다르고 환경 영향이 적게 미치는 편입니다.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서는 소아암의 원인으로 원자폭탄 피폭, 방사선 노출, 자외선 조사, 화학물질 접촉, 식이에 포함된 발암물질, 바이러스 감염을 거론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선을 긋습니다.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소아암은 선천적 소인이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선천적이라면 이전 세대 혹은 그 전전 세대에서부터 문제가 조금씩 발생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단기간에 걸쳐서 발생한 일이 아니어서 추적조사가어렵습니다. 유전요인이라고 하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운명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같은 유전자를 물려받았어도 유전자가 발현되느냐 안 되느냐는 유전자가 노출되는 환경, 즉 식생활을 통해 세포에 어떤 물질을 공급하느냐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칩니다.
미국 국립암협회지의 보고에 따르면 암의 원인으로는 흡연이 약 30%, 유전이나 음주, 환경오염 등이 약 30%를 차지하고,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5%입니다. 가공식품은 정제 탄수화물을 비롯한 포화지방산, 트랜스지방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 덕분에 배가 불러도 입에 계속 당기는 가공식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 유혹을 따라가면 비만, 고지혈증으로 이어집니다.
비만이 되면 지방세포 안에 우리 몸에서 분해 과정이 없는 첨가물이나 잔류농약, 중금속 같은 그동안 섭취한 잔류성 유기오염물질(POPs: Persistent Organic Pollutants)을 차곡차곡 더 많이 쌓아둘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지방세포가 자극을 받아서 그동안 안전하게 저장돼 있던 POPs가 갑자기 혈액 속으로 방출됩니다. 온몸을 순환하면서 세포를 자극하여 염증을 일으키고, 암이나 종양 발생에 영향을 끼칩니다. 유방 조직에 쌓인 POPs는 유방암을 유발하고 암세포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사실 건강한 사람의 몸에도 암세포가 존재합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암환자가 되지 않는 이유는 자가포식(autophagy) 작용 때문입니다. 자가포식 작용은 병들어 있거나 우리 몸에는 필요 없는 세포 단백질과 소기관을 제거하면서 종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비만 때문에 생긴 제2형 당뇨의 경우도 '간헐적 단식을 할 때 자가포식 경로를 통해 세포 소기관이 건강해지고 췌장의 베타 세포가 오래도록 생존'하게 됩니다.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의 경우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유전, 환경, 사회심리와 연관성이 있는 혼합된 행동장애라고 말합니다. 뇌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지만,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는 ADHD 환자에게 인공 색소와 향료, 보존료 같은 식품첨가물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많은 연구에서 가공식품이 아이들의 행동에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합니다.
콜로라도주 덴버대학교 리처드 존슨 교수는 "과도한 설탕이나 인공감미료 섭취는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키고, 수주나 몇 달간 계속 섭취하면 도파민 수용체가 감소하거나 수용체의 신호전달이 줄어듭니다. 따라서 설탕 섭취를 계속 늘려도 설탕에 보이는 도파민의 반응은 감소합니다. 전두엽의 자연보상 민감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과식이나 ADHD가 발달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가공식품을 통한 과도한 설탕섭취는 ADHD를 유발한다는 가설을 세웠으며, 그에 따른 메타연구에서도 설탕이나 과당, 인공감미료의 장기섭취가 ADHD 증세를 악화하며, 가공식품을 금지하면 과잉행동 증상이 호전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