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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울 강혜숙 May 27. 2024

가공식품과 인성

인과관계 혹은 상관관계

심리학자 오사와 히로시는 1980년대에 갑자기 폭력성 범죄가 증가하는 것과 가공식품이 급증하던  때가 일치한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폭력성과 음식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그는 소년원에  수감 중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식생활을 조사했습니다. 평범한 고등학생이 하루에 캔음료를 평균 2~3캔 마신다면, 비행청소년은 평균 4~5캔을 마시고 많이 마시는 학생은 하루에 20캔을 마셨습니다. 청량음료수뿐만 아니라 단맛이 강한 아이스크림, 과자, 스낵류를 많이 먹고, 끼니는 인스턴트 라면으로 때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단맛에 중독되면 이유 없이 짜증이 나서 '묻지 마 폭력'을 쓰기도 합니다. 이런 청소년에게 가공식품과 청량음료를 끊고, 그 대신 밥과 된장국, 나물로 바꾸도록 지도했더니 친구들과 싸우던 행동을 거의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심리 문제가 있어 등교를 거부하던 내담자들도 "아이들이 다시 등교했고 부모와 음식도 함께 만드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말합니다. 그는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면 여러 가지 행동 문제가 발생하며, 비타민과 미네랄이 부족하고 설탕과 첨가물을 많이 포함한 식사는 흥분과 공격성이 증가한다."라고 말합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수석보호감찰관으로 근무했던 바버라 리드 스티트(Barbara Reed Stitt)는 그의 책 <Food & Behavior: A natural connection(식품과 행동: 자연스러운 연결)>에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그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는데 병원과 약국을 전전하다가 누군가 권해준 책에 나오는 방법대로 가공식품을 끊고 자연식으로 바꿨더니 병이 나았습니다. 그 후 <Nutrituional Guidelines for Correcting Behavior(행동수정을 위한 영양 가이드라인)>를 출간했고, 리드의 식사 개선 방법은 '리드식 보호감찰법'이라고 부르면서 많은 주의 법정에서 채택되었습니다. 리드식 보호감찰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리드식 보호관찰법

빵, 국수, 케이크 과자 등 흰 밀가루로 만든 식품은 금한다.

흰 설탕, 흰 정제염, 흰 화학조미료 같은 화학성분이 들어 있는 가공식품은 금한다.

공해 낙농 제품은 금한다.

자연식품을 그때그때 손수 만들어 준다.

도정하지 않은 현맥과 현미,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한 생채소를 급식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


한편 식품과 비행이나 범죄 간 상관관계에 관한 논문을 분석해 보면 실험 디자인에 문제가 있어서 "음식과 범죄 행동의 상관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평도 있습니다. 식품과 인체의 관계는 개인차가 있기도 하고, 사람을 동물처럼 모든 식이를 완벽하게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험 디자인이 매우 까다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조건이 같은 집단의 코호트 연구를 위해서는 국가나 연구재단에서 재정과 인력, 시간을 넉넉히 제공해야 가능합니다. 소비자가 몸으로 느끼는 문제점을 과학과 통계로 유의미하게 증명하기가 어려워서 지금껏 정크푸드가 더욱 발전하는지도 모릅니다. 


부산대학교의 이경옥 연구원은 가공식품과 인성 간 어떤 관계가 있는지 연구하기 위해 중학생 30명을 대상으로 영양교육을 하고, 교육 전후의 혈청 무기질 함량과 인성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참여자는 영양교육하기 전보다 이후에 가공식품 섭취량이  줄어들었고 혈청 나트륨 함량도 함께 감소했습니다.  또 인성검사 결과 '나트륨(Na) 섭취량이 많을 때 충동성이 더 높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가공식품의 나트륨은 첨가물의 용해도를 높이기 위해 물과 친한 나트륨이나 칼륨염을 첨가물에 부착하기 때문에 달콤한 음료수를 마셔도 상당한 나트륨을 섭취하게 됩니다. 반대로 가공식품 섭취가 줄어들면 '안정성, 지배력, 사회성과 책임감이 높아졌다.'고 보고했습니다.


가공식품에 함유된 첨가물 특히 나트륨을 비롯한 무기질 함량이 인성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아이들에게 영양교육을 하면 확실히 가공식품 섭취량이 줄어들었습니다. 자녀드링 먹는 가공식품을 계속 방치하기보다는 우리 몸을 어떻게 해치는지 알려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공식을 계속 섭취하면 자신도 모르게 몸과 마음의 근육이 약해집니다. 어떤 어려운 일이 눈앞에 닥쳤을 때 충동이 앞서서 책임감 없는 행동을 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본래 타고난 인내심이 있는 사람도 가공식품 덕분에 열 번 참을 것을 다섯 번밖에 참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특성이 있는 아이가 자라면 어떤 직종의 일을 잘할 수 있을까요?


인성은 AI에게서는 기대할 수 없는 사람만이 지닌 능력입니다. AI시대에 인재가 되려면 AI의 전문 영역인 지식 영역을 넘어 감정 영역을 잘 다루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CEO들은 충동성이 강해서 금세 회사에 사표를 던질 인간을 직원으로 고용하느니 AI로 대체하는 쪽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미래인재가 되려면 인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공식품만 먹고 자란 아이가 AI와 함께 살아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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