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불행의 무게
불행이 더 무겁겠지만, 행복이 더 많았으면
행복과 불행은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 것이기 때문에 인생을 논할 때 들어갈 자리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행복과 불행의 무게는 매우 차이가 난다. 안타깝게도 불행이 행복보다 훨씬 더 무겁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오늘 행복했던 일 하나를 떠올려 보라고 하면 쉽게 떠올리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오늘 불행했던 일을 떠올려보라고 한다면 얘기할 말들이 거의 넘쳐 날 것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불행했던 시기가 있었다. 어쩌면 현재 진행형일 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나쁜 기억, 불행한 기억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어쩌면 그것이 사람들이 트라우마로 고생하는 이유일 수도 있겠다. 인생에 불행한 날이 없다면 인생이 얼마나 살기 편해질까 싶지만 약간 심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어쨌든 인생에 불행이 있는 건 명백한 사실이고 나는 아직까지도 불행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알지 못하였으니 행복에 대해 조금 더 말해보기로 했다.
사실 인생은 행복과 불행의 무게만 바뀐다면 좌절에 빠지는 사람들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그런데 그러지 못하니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행복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 신기한 것은 이 행복이라는 게 내가 원한다고 아무 때나 오진 않지만, 어디에나 널려 있다.
때는 2024년도의 어느 날, 나는 길을 걷고 있었다. 왜인지는 아직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나는 매우 우울했다. 그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면 나는 그날 하루를 다 우울하게 보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날 정말 별거 아니었지만 집에 가는 길에 친구랑 잠깐 만난 것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일상에서 잘 일어나는 평범한 일이었는데 그때는 그것이 행복이었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그리고 하루에 적어도 한 가지씩은 행복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믿음을 아직까지도 가지고 다닌다.
행복한 일이 하나씩은 일어난다는 믿음이 마음 한구석에라도 있으면 살기가 조금 편해진다. 불행한 일이 아닌 행복을 보려고 조금씩 노력하게 된다. 다행히도 나는 잠들기 전에 침대에서 느끼는 그 나른함과 이불과 베개의 폭신함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는 매일을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자기 전에 나 자신에게 ‘오늘 하루도 잘했다!’ 같은 오그라드는 말은 비록 해주지 못하지만 포근히 잠드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행복 중 하나라고 단언할 수 있다.
근데, 인생이 쉽지 않은 까닭은 행복보다 더 큰 불행이 우리의 인생이 잠잠할 때쯤 한 번씩 우리를 찾아와 만신창이로 남겨놓고선 가 버린다는 사실이다. 그 불행을 내가 가지고 누르고 있기에는 너무 부피가 크고, 그냥 내버려 두기에는 너무 뜨겁고 아파서 나는 한동안 그 불행을 처리하는 방법을 고민했었다. 지금이라고 완벽한 방법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보다는 좋은 방법을 찾았다.
불행을 처리하는 방법은 그 불행을 기록하는 것이다. 내가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기에 가능한 일일수도 있지만 그래도 꽤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불행을 글로 쓰게 되면 나는 다시 한번 그 불행과 마주하게 된다. 그렇지만 신기하게도 불행의 크기는 전보다 조금 더 작아진 느낌이다. 1인칭, 2인칭, 3인칭을 전부 활용해서 그 불행을 보다 보면 어느새 조금씩 작아져 있다.
행복과 불행은 우리 삶을 결정하는 데에 꽤 많은 지분을 차지한다. 나는 아주 조금의 차이더라도 행복이 불행보다 우리의 삶에 더 많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