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에 들어가 찍은 셀카에 얼굴만 크고 꽃은 멀찍이 떨어져 있다.
불쑥 들이민 건조한 얼굴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나 보다.
얼굴은 마음이라 했는데, 마음 치장에 소홀해서인가.
대기의 티끌이 노을을 짓는다더니 마음의 티끌은 그렇지도 않은가 보다.
마음에 쌓은 먼지를 바람처럼 버리지 않으면,
아무리 눈앞의 삶을 일구느라
강물을 오르고, 바위에 부딪히고, 우박에 얻어맞았더라도
그것이 꽃밭의 얼굴 큰 이방인이 되는 것의 핑계가 되기는 어려운가 보다.
그래서 때가 되면 바람처럼 꽃도 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