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느끼는 모는 것들은 그마다 나름의 목적을 지닌다. 그렇지만 뇌는 그 목적을 우리에게 쉽게 알려주진 않는다. "몸 속의 수분을 적정한 비율로 유지한다."라는 목적을 위해 우리의 뇌가 지금 이 순간에, 갈증이 나는 느낌 또는 화장실을 가고싶은 느낌을 전달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의 삶의 기간은 생물학적으로 매우 치밀하게설계되어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제한된 시간 동안 인간이라는 종으로써 주어진 임무, 즉 사회적인 안정을 확보하고 자손을 낳아 그들이 성인이 될때까지 보호하고, 교육하여 독립시키는 일련의 과정를 완수하여야만 한다. 그렇기에 뇌는 우리에게 죽음에 대한 '공포'라는 느낌을 가장 강력하게, 동시에 가장 깊은 잠재의식에 Underlying Assumption(근원적 가정)으로서 수용되도록 한다. 매섭게 달려오는 맹수, 아득히 높은 고층 빌딩, 수많은 병원균을 보유한 해충 등과 같은 Artifacts(가공물)를 목격한 우리가 공포감과 혐오감을 느끼고 그 자리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것 또한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인간이 느끼는 모든 것들은 하나의 개체로서 임종이전에 이뤄야할 목적을 보다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뇌가 만들어낸 허상이다. 그러나 매우 효과적이며, 실제로 오늘날 인류생존의 본질적인 근원은 이와 같은 시스템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추상적이지만, 그럼에도 그 무엇보다 '실제적'인 것이다. 어쩌면 너무나 실제적이기에 추상적인 요소의 조합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것일지 모른다.지금의 느낌에 충실하자. 무엇이든 해야만 한다는 강한 의식이 드는 날에는 '그냥 하자.' 미래를 바라보며 보다 효율적인 route를 고민하며 투입 대비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실리주의적인 자세는 대체로 실행까지 이어지지 못한 채, 그 자체로 늘 방치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