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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준용 Jun 18. 2024

조직구성원의 퍼포먼스 영향요인에 대하여

Rummler-Brache 모형과 Gilbert의 BEM을 중심으로

목차

1. '수행'이란 무엇인가?

2, 수행과 행동의 차이는 무엇인가?

3. 수행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무엇인가?
  3-1. 러믈러(Rummler)와 브라체(Brache)의 Human Performance System
  3-2. 길버트(Gilbert)의 The Behavior Engineering Model (BEM)


1. '수행'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일상에서 수행이라는 단어를 많이 접하지만, 사실  '수행'은 정의하기에 굉장히 모호한 개념입니다.  우리가 인간수행개선 (HPI)을 제대로 이해하고 또 실제에 바람직하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수행'이 무엇이고, 왜 우리가 이것을 개선해 나가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교재 <수행공학 원리와 적용> (William J. Rothwell^Carolyn K. Hohne^Stephen B. King)에 따르면 수행의 사전적 정의는 "개인, 집단 또는 조직에 의해 달성된 산출물, 결과, 성취 등에 관한 것"입니다. 즉 우리는 수행이라는 개념이 주로 과정이 아닌 결과에 초점을 두고 논의된다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적자원 개발과 관련한 논의에서 종종  '수행'과 '행동'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혼용되어 사용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다루어볼 HPI에서는 이 두 가지 개념을 명료하게 구분하는 것을 매우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HPI의 궁극적인 초점이 순수한 수행 그 자체에 있으며, 반면에 '행동'은 주된 것이 아닌 수행에 겉딸린 부수적인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2. 수행과 행동의 차이는 무엇인가?


 수행과 행동의 구분은 그것이 결과에 관한 것인지. 혹은 결과를 위한 과정인지 확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수행은 앞서 정의를 살펴보았듯이 일련의 과정 끝에 얻어지는 최종적인 결과, 즉 성취로 바라보는 것이며, 행동은 성취를 얻기 위한 수단과 노력, 활동 등을 일컫는 개념입니다. 행동은 성취, 즉 수행에 기여할 수는 있겠으나 수행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는 것이지요.

 요리를 예를 들어본다면, 좋은 식재료를 고르고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재료들을 볶으며 시간을 재고 간을 맞추고 플레이팅 하는 등의 일련의 과정들은 행동과 관련된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맛있는 파스타 또는 김치볶음밥은 결과 또는 산출물로써 수행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이에 수행과 행동을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례를 여러분들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10년 차 근무자 A 씨와 1년 차 근무자 B 씨가 있습니다. A 씨는 매번 회사에 일찍 출근하여 저녁 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심지어 주말에도 출근을 하곤 합니다. 그의 책상에는 항상 빈 커피잔이 가득하며 양손 가득 서류뭉치를 들고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곤 합니다. 점심을 먹으며 일을 하기도 하고 고객들과 분주히 전화를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러한 그의 진지한 모습들을 보아 그가 조직의 생산성에 크게 기여하는 훌륭한 인재일 것이라 판단됩니다. 반면,  B 씨는 A 씨보다 근무한 경력이 짧을뿐더러 매번 정규 근무시간 몇 분 전에 출근하여 자주 야근을 하는 A 씨와는 달리, 정해진 시간에만 근무를 합니다. 점심시간에는 온전히 밥을 맛있게 먹고, 시간이 남으면 동료와 산책하며 음료 마시기를 즐깁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아하니 그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이야기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A 씨와 B 씨의 사레를 들어보니 어떠신가요? 저는 A 씨의 직무에 대한 열정과 노력에 먼저 눈길이 갔습니다. 점심시간에도 열심히 업무에 대해 고민하고 주말에도 출근하여 온 힘을 쏟아내는 그의 모습이 존경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셨나요? 이렇듯, 아마도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수행보다는 행동에 집중하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점심으로 육회비빔밥을 먹으면서 저의 친한 동기들에게도 이 지문을 보여주었더니 저와 완전히 똑같은 시각을 가지고 두 인물을 바라보더군요.

 하지만 B 씨가 A 씨보다 더 높은 업무 수행을 이뤄냈다면 우리는 매우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특히 수행 성과가 정량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분야의 업무일수록 우리는 그들의 수행 (성취, 결과, 산출물) 보다 그들의 보여주는 행동(노력, 활동)에 몰두하여 평가하고, 보상하며, 처벌합니다. 그들의 외적인 모습과 행동들이 실제로 양질의 수행 성과를 가져왔는가에 대해서 완전히 입증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HPI는 양질의 수행, 결과, 산출물, 성취를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불러일으킬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두며 활동, 노력, 행동에는 부차적인 강조를 둡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말들이 '행동' 자체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결국에 행위는 성취에 어떻게든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특히 긍정적 행동이 성공적인 수행을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HPI에서는 과연 어떠한 행동들과 과정, 노력들이 성취에 주된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즉 주요 행동요인들을 살펴보는 것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에 관해서는 다음 장 '3. 수행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무엇인가?'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3. 수행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무엇인가?


 앞서 살펴보았듯 수행과 행동에는 명확한 차이가 존재하며, 결과로써의 수행을 달성하는 데에는 과정으로서의 행동을 비롯하여 수많은 하위의 요인들이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영향을 미치곤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몇몇의 저명한 학자들은 체계적이고 상세한 분류를 담아낸 모형들을 제시하곤 했습니다. 제가 공부하고 있는 교재에서는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러믈러(Rummler)와 브라체(Brache)의 Human Performance System와 길버트(Gilbert)의 The Behavior Engineering Model (BEM)을 제시하며 수행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두 모형 간 서로 유사한 부분이 굉장히 많았음을 느낄 수 있었고, 나아가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사고방식을 깨닫게 되는 신선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함께 살펴볼 모형은 Rummler-Brache의 Human Performance System입니다.
 

3-1. Rummler-Brache의 Human Performance System

 
 우리는 앞서 특정 직무와 관련한 집단 또는 조직의 수행에 있어서 수많은 하위 구성 요소로서의 행동이 크나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러믈러와 브라체의 모형과 길버트의 BEM 모형의 궁극적인 목표는 조직의 성과 창출 과정에서 과연 어떠한 요인이 섬공을 불러오는지, 또는 실패의 원인이 되는지를 보다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점검하고 분석하고 나아가 제시하는 데에 있습니다.

 그중 첫 번째로 살펴볼 Rummler-Brache의 Human Performance System는 위 그림과 같이 총 6개의 단계에 따라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으로서의 요인을 점검해야 함을 담고 있습니다. 모형의 중심에는 인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극, 반응, 피드백, 산출 결과 등의 용어 사용을 보아하니, HPI분야의 수많은 모형들이 행동주의 심리학에 근간을 두고 있었음을 다시 체감하게 됩니다. 얼핏 보면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꼭 조직에 관련한 논의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상황도 위 모형을 바탕으로 색다르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한 체육교육학과 학생이 A 학점을 위해 열심히 대학강의를 들으며 공부하였지만 결국 B학점을 맞았다.'라는 문제상황을 가정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기대 성과 / 성과 내역
 학생은 스스로 달성해야 하고자 하는 'A학점' 목표가 뚜렷했으며, 이를 위해 성공적으로 수행해야만 하는 고사, 과제, 수업 참여, 발표 토론 등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나아가 본인의 계획 끝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 통과

2. 과업 지원
 학생은 강의를 원활하게 수강하기 위한 교자재, 학습 환경, 스터디 그룹을 준비하고 A학점을 위해 기존의 알바까지 잠시 그만두었습니다. 다른 과업의 간섭 없이 수행의 성공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었겠지요. 나아가 그는 이전에 자주 늦잠을 자서 강의에 지각할 뻔한 적이 종종 있었기에 모종의 조치가 필요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같은 강의를 수강했던 선배에게 강의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기도 하였습니다.
-> 통과

3. 사후 결과(보상)
 학생은 시간이 지나 '100m 달리기' 전공과목의 중간고사를 치렀습니다. 그는 열심히 준비했지만, 점수는 예상보다 낮습니다. 그리고 학생은 다음과 같이 생각합니다. 만약 최종적인 수행 산출물로써 A학점을 받지 못한다면, (처벌에 대한 인지) 성적 커트라인에 걸려 기숙사에 입사할 수 없게 되고 결국 먼 거리를 매일 통학해야 합니다. 최악의 경우 학사경고를 받아 재수강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최종 학점이 A학점이라면, (보상에 대한 인지) 운이 좋게 성적 장학금을 탈 수도 있고, 우수학생으로 선정된다면 다음 학기에 추가로 3학점을 더 이수할 수 있습니다. 조기졸업을 생각하고 있던 학생은 계절학기를 안 들어도 되겠지요. 확실히 A학점이 본인에게 정말 유의미하고 중요한 결과이며 수행임을 스스로 깨닫습니다.
-> 통과

4. 피드백
  최선을 다해 준비한 고사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 학생은 교수님께 본인의 달리기 자세, 호흡 등에 대한 피드백을 정중히 요청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없었습니다. 결국 학생은 본인이 잘못 인지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었으며 감점 요인이 되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결국 중간고사는 학생에게 그 어떠한 깨달음과 변화를 주지 못했습니다. 수행 성과에 대한 관리자의 피드백이 원활하지 못했던 것이지요.
-> 문제 발견

5. 개인 지식 및 스킬
 피드백이 원활하게 일어났다고 가정해 보았을 때, 학생은 교수님의 첨언을 통해 스스로가 오해하고 있던 호흡법, 도약 자세에서의 부족함 등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달은 학생은 이를 보완하고 기말고사에서 더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더욱더 노력할 것입니다.

6. 개인의 수용 능력
 개인의 수용 능력은 직무 수행 (위 예시에서는 A학점 달성이 되겠습니다.)에 필요한 지식이나 스킬과 같은 관계의 것이 아닌 개개인 고유의 육체적, 정신적, 감성적 능력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중간고사 직전 교통사고를 당해 발목 부상을 당했다면, 뛰어난 기량과 스킬을 가졌더라도 성공적인 수행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 경우 개인의 육체적 수용능력의 부족이 수행 실패를 초래하였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의 주변 상황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성과 창출에서의 문제상황을 모형을 활용해 색다른 시각으로 설명해 나갈 수 있습니다. 꼭 조직에서의 논의가 아니더라도 말이죠. 제가 제시해 드린 예시가 적절하였는지 조금 걱정이 됩니다. 혹시 논리상 오류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기를 바랍니다.
 

3-2. Gilbert의 The Behavior Engineering Model (BEM)


두 번째로 함께 살펴보게 될 Gilbert의 'The Behavior Engineering Model (BEM)'은 앞선 Rummler-Brache의 'Human Performance System'에서 보다 발전시킨 인간의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제시하였고, 체계화하였습니다. 위 개괄도에 제시된 여섯 개의 요인 항목은 크게 두 가지의 범주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바로 환경적 지원 그리고 개인의 행동입니다.  먼저 자료, 도구, 인센티브는 개인을 둘러싼 외부 환경으로부터 개인의 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이며, 지식 (기술), 능력 (수용력), 동기는 개인의 내부에 존재하는 업무 수행 능력 또는 육체적, 정신적, 감성적 수용 능력 등을 의미합니다. 이중 제가 특히 집중하여 살펴보고자 했던 것은 개인의 행동 영역 중 지식(기술) 요인동기 요인이었습니다.
 
 먼저 지식(기술) 요인은 수행자로서의 개인 내부에 존재하는 요인들 중에서도 특히나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식과 스킬 그 자체도 관심받아 마땅하지만, 예비 HRer로서 우리는 조직 내부의 수행자가 지식과 스킬을 '어떠한 원천에서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가'에 매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 교육훈련 프로그램과 OJT(On-the-jop-training)을 비롯하여 수없이 다양한 형식학습과 비형식 학습은 모두 수행자에게 효과적인 배움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바람직한 HRer의 역할 중 하나는 이러한 조직 내 수행자의 학습의 장이 다양함을 인지하고, 나아가 개개인의 최대 역량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직간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교육과 학습의 차이 그리고 형식 교육, 비형식 교육, 무형식 교육(학습)에 대해서 상세하게 다루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두 번째로 동기 요인은 개인의 내부 깊숙한 곳에 내재되어 있는 특성으로서, 개인이 어떠한 행동을 수행하는 근본적인 이유, 개인의 욕구, 희망, 자기 존중감 등을 내포합니다. 이러한 동기요인은 수행에 매우 중대한 영향을 미침과 동시에 HR 전문가로서 바람직한 변화를 불러오기 굉장히 어려운 요인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채용 이후 개인의 동기를 변화시키는 것이 시간과 비용의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인재 선발 과정에서 이와 같은 동기 요인을 검증하곤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채용과정에서 지원자의 열정과 동기를 기준으로 선발하고자 노력한들, 그들이 실무에 나서고 시간이 지나가면 그 동기와 의지가 계속 남아있지 않을 수 있기에, HPI 실행가로서 인내심을 가지고 장기적인 코칭. 훈련. 상담 등을 통해 업무 수행자로서의 개인 내부에 존재하는 동기 요인을 변화 또는 유지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오늘의 포스팅에서는 '수행'이란 무엇인가?, 수행과 행동의 차이는 무엇인가?, 그리고 수행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무엇인가? 에 관하여 러믈러(Rummler)와 브라체(Brache)의 Human Performance System과 길버트(Gilbert)의 The Behavior Engineering Model (BEM) 모형을 중심으로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의 주제는 HPI 정의와 특성, HPI의 기초, HPI 실행가의 역할, HPI의 역동적 속성, HPI의 능력과 산출물, HPI의 중요성 등 인간 수행 개선의 전반적인 개념에 대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내기 HRDer로 살아남기'는 교육학 그리고 통계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이 통계학 기반의 인간수행공학과 HRD 등을 공부하며 경험한 모든 것을 소중히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내용의 부족한 부분 그리고 넘치는 부분은 모두 아직은 미숙한 저자의 책임입니다. 부디 너그럽게 바라봐 주시길 바라오며, 저의 잘못된 부분을 감사히 지적해 주실 분이나 기타 문의 사항은 댓글 또는 전자메일 chjy106@naver.com으로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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