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믕딤 May 10. 2024

눈이 시뻘개질 때까지 TV를 보다 꺼버리면

아, 아, 아


요즘 계속 무한반복하는 노래가 있다.


TV를 보다가 보다가,

결국 꺼버렸다는 내용의 노래.


TV속에서 신나게 떠들고 웃고 우는 사람들을 지켜보다가,

그들이 하는 실없는 농담에 아주 쉽게 폭소하다가

끝나고 나면 다시 채널만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TV를 꺼버렸을 때의 그 적막.


TV 속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 잘난 것만 같은데.

TV 속 사람들의 화려한 이야기가 끝이 나고 자막이 올라가는 시간에는 왜.


불 꺼진 방, TV의 깜빡거리는 조명과 시끌 거리는 소리가 한순간에 팟 하고 꺼지는 순간의 적막은 왜 이렇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잊고 있었던, 어쩌면 잊기 위해 봤던, 잊고 싶었던 현실 텅 비어있는 이야기가 죽지도 않고 다시 시작된다.


무언가가 비어있으므로, 뭔가를 채워야 하므로, 꾸역꾸역 밀어 넣던 누군가의 이야기들이 순식간에 까만 TV화면 으로 잠들어버린다.


https://youtu.be/Rq_7bF8M220?si=pYj5XABGIvPRQ3DA


장기하와 얼굴들 - TV를 봤네




매거진의 이전글 안경에게 쓰는 편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