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던 시

by 홍시


시를 몇백 편쯤 썼던가

써놓고 한동안 묵혀놨다가

다시 읽어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다


몇백 편 썼지만

지우고 또 지우고

남은 게 몇 편 없다


고르고 걸러서 남은 몇 편도

부끄럽기 그지없지만

수줍게 꺼내어

제목을 붙여주었다


없던 제목이 생기고

그렇게 하나둘 모아

나를 시인으로 만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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