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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호 May 25. 2024

응어리

경제 X

또 화가 난다.


내가 화가 났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괴로워진다.

하지만, 화가 난 이유를 깨닫는 순간 더 괴로워진다.

대개 그 이유들이 너무 사소하기 때문이다.






사소한 일이 내 감정의 시발점이 된다는 게 부끄럽다.


이런 걸 알고 나면 

내 감정에 더더욱 솔직해질 수 없다.


난 어른이다.

어른이라면 모름지기 자신의 모든 감정을 올바른 때에, 올바른 방법으로 내비칠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나는 내 솔직한 감정을 안다.

너무 잘 안다. 

허무, 분노기쁨, 당혹, 떨떠름....






나는 특히 부정적인 감정을 '어른답게' 다스리는 것이 서툴다.

그렇기에 나는 감정에서만큼은 아직 어린이다.


아무리 시간 차를 두고 사람을 대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도

아직 응어리는 풀리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생각이 지나치게 많은 사람일수록 그 응어리는 

발효시키기 위해 천으로 덮어놓은 빵 마냥 부풀려진다.

처음에는 그냥 밀가루 덩어리에 불과했던 한 개의 감정은

과거의 비슷했던 기억, 그 당시에 느꼈던 감정들 등이 모여 발효된다.






결국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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