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그 날의 분위기
나에게도 그런 날이 있었다.
아무리 시끄러운 음악이 들리고 사람이 많아도
이 세상에 '너랑 나'만 있다는 느낌이 드는 기분.
어느 날 뉴욕 브루클린에서의 만남이 있었다.
너무 보고 싶었지만 아직은 어색한 우리.
그 얼굴이 얼마나 아득하기도 하고 그리웠는지
상상 속에 있던 사람을 마주하니 반가웠다.
약간의 어색함은 있었지만..
도시와 환경이 주는 분위기의 혜택을 누리기로 하였다.
브루클린이 주는 살짝은 쓸쓸한 겨울의 느낌과 자유로운 분위기
사람이 없을 것 같던 거리에 한 레스토랑만 유난히 북적였다.
좋은 맛과 분위기여서 나를 꼭 데려가보고 싶었다던 고마운 당신.
그렇게 설레는 저녁을 시작하며 이야기도 하고 식사도 하는데
그 식사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긴장했던 것 같다.
내 온갖 세포의 촉수가 예민한 기분이랄까, 떨려서였을 것이다.
내 안부를 묻거나 질문을 하면서 눈은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는 당신.
아마 당신도 나를 쳐다보기가 떨렸던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다음 장소인 재즈바로 갔다.
'이런 곳에 재즈바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문을 열자마자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았다.
알 수 없는 자유로움과 흥겨움.
음악에 집중하는 사람들, 각자 자기들 만의 대화에 집중하는 사람들, 술을 마시며 즐기는 사람들까지 어우려져 즐기고있었다.
촛불은 켜있고, 어둡지만 은은한 조명까지 완벽하였다.
황홀한 기분까지 들었다.
아! 이게 뉴욕이구나.
우리도 한 잔을 하기로 했다.
우리는 벤치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는 어느 순간부터 그 음악과 술, 분위기에 취해서인지
주변에 다른 사람과 소음을 들리지 않았다.
내 눈에는 너만, 당신의 눈에도 나만 보이는 것 같았고
이 공간에는 우리만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서로만 보이고..
살면서 시간이 멈추길 바란 적은 처음이었다.
제발 시간이 느리게 가주길... 함께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다.
상기된 얼굴로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떨리는 기분을 경험해 본 사람이 있을까?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만 같았다. 십대도 아닌데 십대때보다도 더 십대가 된 기분이랄까?
그래. 이 날이 참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날들 중 하나였다.
아마 앞으로 살면서도 이 날은 잊지 못할 것 같다.
글쎄, 그립다. 그 날의 분위기가. 그 날의 우리가.
뉴욕, 브루클린에 어느 재즈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