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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화가 이정헌 May 27. 2024

안 들어도 괜찮지만,
알고 들으면 더 좋은

K-pop이라는 이세계 여행

미국 한 언론사의 설문조사에서 자신이 태어난 주 밖으로 나가본 적 없는 사람이 조사 대상의 11%였고, 절반 이상(54%)은 10개 이하의 주를 방문했다고 답했다. 엄청나게 큰 나라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생각보다 높은 비율의 사람들이 우리가 생각하는 여행을 해 본 적이 없다는 뜻이다. 집마다 개인마다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그들이 여행을 가지 않는 이유를 하나로 요약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꼭 해야만 하는 건 아니니까.”     


아이돌의 음악을 듣는 것도 여행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나이를 먹을 만치 먹은 우리가 지역(내가 좋아하는 노래)을 굳이 벗어나지 않아도 사는 데 큰 지장은 없을뿐더러, 굳이 잘 모르는 곳(K-pop)까지 찾아가는 노력을 하기에는 나의 일상과 시간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할 확률이 높으니까. 하지만 정말 그럴까?

나 역시 20대 초반까지는 그와 비슷한 생각을 했었다. 우리나라에도 좋은 곳이 얼마나 많은데, 굳이 비싼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가야 하느냐는 반문. 언뜻 보면 맞는 말 같지만, 실제로 처음 해외를 나가서 새로운 문명을 접하고 나서는 그 생각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도 좋은 여행지가 많지만, 

바다 밖에는 또 다른 형태의 멋진 세상이 있었구나.”     


그렇다. 이것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이고, 이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이유다.

아이돌의 음악을 꼭 들을 필요는 없지만, 아주 약간의 노력을 담아 들어보면 내가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음악의 세상이 펼쳐질 거니까. 게다가 컴퓨터나 스마트폰 클릭 몇 번이면 듣고자 하는 거의 모든 노래를 큰 제약 없이 들을 수 있으니,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가는 것만큼의 돈과 시간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이쯤 되면 아이들 음악을 안 들어야 할 이유를 찾기가 더 어려운 것이 아닐까? 

유일한 걱정이라면 이제 우리 아재들이 문화의 중심에서 너무 멀어졌다는 것인데, 이 부분은 가이드와 함께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니 크게 걱정하지 말자. 그렇게 아이돌의 음악 세계를 여행하다 보면 좋아하는 그룹과 멤버도 하나둘 생기고, 흥얼거릴 수 있는 노래도 조금씩 늘어난다. 그러다 보면 최애 그룹과 최애 멤버도 생기고, 그 그룹의 앨범과 굿즈를 모으고 콘서트를 가기 위해 티켓팅... 까지는 생각하지 말고, 일단 그들의 음악 세계를 이해하는 것까지만 먼저 해보자. 

지레짐작으로 겁먹고 외면하지만 않으면 누구든 다다르고 즐길 수 있는 것이 대중 예술의 세계니까.     



1.

참고로 ‘아재’의 사전적 의미는 ‘아저씨, 아주버니의 낮춤말’이라고 하니 혹시 마음 상하는 이가 있을까 싶어 쓸까 말까를 고민했었는데, 찾다 보니 프랑스어로 아재(âgé)는 '나이 많은 사람'을 뜻한다고 하여 원안대로 가기로 했다. 그러니 이 땅의 ‘아재’들이여, 우리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     

2.

입문기의 서문은 여기까지. 

다음 글부터는 본격적으로 아이돌의 이야기가 시작되지만, 앞에서도 말한 것 같이 굳이 각 잡고 외워야 할 꺼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유일한 준비물은 ‘열린 마음’, 이거 하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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