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비혼주의
현재 나는 34살이다, 곧 35살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34살에 결혼 준비를 시작으로
35살 상반기에 결혼을 하기로 하였다.
나에게는 8명의 여자동기가 있는데,
1명을 제외하고 모두들 결혼을 하지 않고 있다가
올해 결혼하는 친구를 시작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나 포함 총 5명의 친구들이 결혼 약속을 잡았다는 것이다.
1명 기혼자에서 6명의 기혼자가 탄생하는 것이다.
그전까지만 해도 비혼주의다라고 선포했던 친구들이 있었는데 어느새 선택적 비혼주의가 된 것이다.
나의, 그리고 내 주변 경험상
결혼을 하고 싶어 하는 나이가 있는데
가장 정리가 안된 시점인 29살과,
곧 노산이라 일컫는 34살인 거 같다.
나의 경우는 29살에 모든 게 엉망진창이어서
누군가의 인생에 빌붙고 싶어서 아무와 결혼하고 싶었다.
그때가 내 인생에서 제일 사주를 많이 본 시기였다.
내가 생각했던 서른살은, 모든 게 정립된 나이였는데
몇 달을 남기고도 여전히 나는 취준생이자 계약직 인생이었으니까
29살이 지나고 서른살을 맞이했을 때는
서른살이 뭐 별게 없구나를 깨닫고 다시 평온한 날을 맞이했다.
그리고 34살은, 그때의 29살보다는 많이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되었다.
큰돈을 벌지는 못하지만 소소하게 내가 사고 싶은 거 / 하고 싶은 거는 할 수 있는 직장을 갖게 되었고,
편안한 관계의 남자친구도 있으니,
딱히 삶의 불편함이 없다.
그런데 “아기”라는 주제가 나를 거슬리게 한다.
나는 확고한 딩크가 아니기에,
결혼을 해서 애기가 생기면 낳아야지 하는 주의다.
만약 40살에도 아기 낳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면
정말 결혼을 천천히 했을 거다.
근데 흔히 34,35살이 지나면 노산이어서
나중에 임신도 힘들도, 기형아를 나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는 나를 초조하게 만드는 이야기로
다시금 결혼을 지금은 해야겠다로 급해진다.
이게 원래는 그닥 갖고 싶지 않았던 것도
내가 못 갖는다 생각하면, 어느새 내가 그것에 절실한 것처럼 행동하니까
그래서 남자친구가 이제 슬슬 결혼해야 하지 않겠냐며 결혼이야기를 꺼내자,
결혼을 하자고?? 라며 너무 당황해했던 내 표정과 달리,
그 다음주에 갑자기 결혼식을 계약해 버리던 나의 이중적 행동에 놀랐다는 남자친구의 이야기를 들었다.
티는 안 냈고 나도 내가 괜찮은 줄 알았는데,
급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