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카의 성격은요
모카는 호기심이 있고 다정하고 애교가 많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은 마지막 두 가지를 확인하기 어렵다. 집사인 나에게만 관대하게 여러 성격을 보여준다. 2년간 가장 많이 단독으로 시간을 보낸 생명체가 나이기 때문일 듯싶다.
모카는 새로운 물건이 집에 들어오면 꼭 한번 살펴본다. 먼발치더라도 사람도 새로운 것이라면 확인을 한다. 내가 새로운 공간에 가서 묻혀 온 냄새도 꼭 한번 확인하는 호기심 쟁이다. 다행히 품위(?)를 아는 점잖은 고양이라서, 호기심이 호기가 되진 않는다. 새로운 물건은 확인하면 도도하게 지나친다. 창문을 열어두었을 때, 반짝 거리는 눈으로 까치나 나무를 구경하지만 직접 보러 창 밖을 넘어가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모카는 다정하기도 한데, 소파나 바닥에 앉아있으면 옆에 와서 같이 늘어져준다. 또한 싫은 표현을 하거나 놀이 중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 손을 무는 데 정말 다치지 않게 살짝 문다. 그 와중에 '아' 소리를 내며 아프다고 하면, 무는 것 마저도 포기하고 괜찮냐고 묻는 듯이 지긋이 바라봐준다. 이럴 때는 모카의 마음이 너무 착해서 뭉클해진다. 모카에게 츄르를 손가락에 묻혀서 주는데, 처음 온 손님도 운이 아주아주 좋다면 모카에게 핥음을 받을 수 있다.
모카는 지금 2살이지만, 내가 누워있거나 앉아서 쉬고 있을 때 아직도 자주 골골송을 부르고 꾹꾹이를 한다. 이 열심의 와중에 얼굴이나 배를 긁어주면, 골골송이 더 커지거나 꾹꾹이가 더 파워풀 해진다. 눈을 마주 보고 있을 때면 눈은 더 가늘게 뜨고, 눈동자는 더 선명하고 촉촉해진다. 그러다가 배를 까고 푹 쓰러지기도 하는데, 아마 최상의 편함과 좋은 기분을 표현하는 행동이 아닐까 추측한다. 그럴 때는 나도 더 시원하게 몸을 긁어준다.
유퀴즈에 푸바오 할아버지가 나온 이후에, 푸바오와 할아버지 영상을 자주 보게 되었고 요즘 내 눈물버튼이다. 어쩌면 푸바오도 모카도, 그들을 사랑하는 인간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다정과 애교를 베푸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멀리서 보기에 그냥 맹수나 팬더 혹은 흔한 고양이일지 모르지만,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를 알고 현재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느낀다면 어떤 이들에게는 세상을 의미 있게 하는 소중한 존재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