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값(?) 하는 고양이
여름이다. 35도의 찜질방 같은 새로운 강도의 여름을 보내고 있지만, 덥고 습하고 햇볕이 센 계절을 보내고 있다. 땀이 잘 안나는 체질도 거의 무용지물이고 모카도 저전력모드일 때가 많아졌지만, 올여름 얻은 게 하나 있다. 바로 냥스코 모카이다! 벌레퇴치 서비스 세스코에 버금가는 귀여운 벌레잡이 고양이말이다.
우리집은 2층에 주변에 나무가 많은 편이다. 싱긋한 초록이나 알록달록한 단풍이나 소복한 눈을 예쁜 장면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신기한 벌레를 볼 확률도 높다. 나도 바선생을 한번 청소기로 잡은 적이 있고, 가끔 창문 방충망에 투명한 매미가 말 그대로 박제되어 있기도 하다.
체급이 큰 녀석(?)들은 집사가 어찌어찌 방생을 하거나 처리하지만, 작은 녀석들은 째빠르거나 눈에 잘 보이지 않아서 못 잡을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 여름 냥스코 모카가 나타나서 멋지게 사냥해주지 않던가?! 벌레들에게는 약간 미안한 마음이 있지만, 엄연히 실내인 주거공간에 침입했으니 소임을 다한 냥스코 모카에게 폭풍 칭찬을 해주었다. 우스갯소리로 '모카야, 이제 3살이면 심부름정도는 해주면 안 될까?'라고 했는데, 이번 여름 충분히 밥값(?)을 하였다.
냥스코 모카는 목표물이 보이면 눈으로 엄청나게 째려본다. 눈에서 레이저가 나올 수 있다면, 이미 잡았을 법한 눈빛이다. 그리고 충분이 거리가 좁혀지면, 앞 솜방망이로 째빠르게 때린다. 그래도 움직임이 남았다면 몇 번의 참교육이 더 진행되고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벌레의 운명이 다 한 후에는, 코로 냄새를 맡기도 하고 맛을 보는 척을 하기도 한다.
냥스코 활동은 목표물이 작고 검을지라도, 집사와 하는 사냥놀이에 비해 훨씬 생동감이 넘친다. 어떻게 보면 실내에서 진짜로 하는 고양이의 사냥인 셈인데, 집사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자연의 목표물처럼 긴장감과 활동감을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을 느낀다. 냥스코 활동이 있는 날은 실제로 모카도 집사의 사냥놀이에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집사는 작은 벌레의 출현이 당황스럽지만 반갑기도 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어, 벌레..? 냥스코 출동!
(순식간에...)
짜식,, 여기는 실내인 주거공간이자 모카의 영역이다!
좋은 냥스코 활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