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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 Lee Oct 23. 2021

◆40.부다7:중세 헝가리를 엿보는 예술도시 센텐드레

바람 많이 부는 성 요한 교회 마당에 서니, 비로소 느껴지는 센텐드레역사

예술과 문화의 도시 센텐드레로!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기점으로 도나우 강 따라 근교 약 45km 내의 아름다운 도시들을 묶어

도나우 벤트(Danube Bend)라 칭한다.

비셰그라드, 센텐드레, 에스테르곰이 이에 속하는데

그중 20km 떨어진 ‘센텐드레’가 부다페스트와 가장 가까운 도시다.

천년 역사 고도로 사적, 문화유산, 17~18세기 건축물 그리고 예술가들 빚어낸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약 천년 전, 마자르족헝가리 건국 초기,

초대 왕 St. Stephen 은 교 조직 목적으로 Veszprém 감독단을 설치,  Apor 마을을 조성케 하였다. 

그 중 Fulco라는 관리자가, 노년기인 1146 년에 세운 정착촌Sanctus Andreas, Szentendre로 명명됨으로써, 이 지역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로마 가톨릭 교구로 관리되던 이 지역은

오스만 튀르크(1541~1686) 지배가 시작되자,

박해를 피해 주민과 사제들이 센텐드레에서 대거 탈출했다.


17세기 말이 되어,

16년간의 질긴 오스만 튀르크와의 전쟁(1683~1699)을 끝낸 스트리아 이 도시를 점령하게 된다.

그리고 달마티아에서 약 천 명의 세르비안 정교회 신자들이 센텐드레로 피신해왔다.

세르비아 출신 상인들은 이 지역을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현재 Szentendre는 헝가리 정교회의 중심지라고 하며 2개의 정교회가 있다.)

또한 Karlóca(현 크로아티아의 카를로비치)에서 1699년 헝가리가 오스만 지배 하에서 벗어나게 된 조약 체결 이후 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되돌아왔다.

더하여, 17 세기 말과 18 세기 초에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온 독일인들 부다 주변의 인구 감소 지역에 정착했고,

슬로바키아 북부에서도 센텐드레로 이주해왔다.

이처럼 세르비아인, 크로아티아인, 슬로바키아인 등 지중해 연안 사람들이 이 지역으로 이주해오면서 바로크 스타일의 주택과 지중해풍의 교회 등이 건축되었다.

작은 시골 마을이었던 센텐드레는 1872년 의회가 있는 도시로 승격되었다.

마케도니아 출신 시장에 이어, 20 세기 초에는 세르비아 출신 시장이 도시를 통치하기도 했다.


헝가리 공산주의 정권 시절인 1929년부터는 화가, 음악가, 시인, 문학가 등, 독립이 필요했던 200여 명의 예술가들이 집단으로 대거 이주하여 예술인 마을을 이루었다.  


열차의 차장으로 보이는 센텐드레 역 주변
도시 진입로

다리를 건너 오른쪽 첫 번째 건물이 관광안내소이다.

선물가게와 박물관, 아틀리에들이 있는 거리가 이어진다.

거리 중앙에 블라고 베쉬텐쉬카 정교회 첨탑이 보인다.


메인광장의 페스트 십자가

센텐드레의 메인 광장은 오래전 부다, 비셰그라드, 필리로 통하는 길이 서로 만나는 교통의 요지였다.

광장 가운데에 1763년에 만들어진 ‘페스트 십자가’가 서 있다.

세르비아인들이 페스트에서 구제된 것에 감사하며, 바로크 양식의 그리스 정교 십자가를 도시에 헌정한 십자가이다.


1763년에 만들어진 ‘페스트 십자가’

예전 여행 중에

우리도 저 여행객들처럼 옹기종기 모여 서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었다.

선생님 인솔 하에 왔던 23년 전 사진 속의 저 소년들은 성인이 되었을 터.

다들 어디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세르비아 정교회 두 곳

: 블라고베쉬텐쉬카 정교회(Blagovestenska Church)

광장 주변으로는 합스부르크 지배 시절에 만들어진 17~18세기의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다.

1752년에 건축된 바로크 양식을 가진 블라고베스텐슈카(Blagovesztenszka, 성 수태고지) 세르비아 정교회가 눈길을 끈다.

이슬람의 수니파와 시아파 간극만큼은 아니더라도 가톨릭과 정교회 사이의  대립도 만만치 않다.

초대 왕부터 가톨릭을 수호  헝가리인지라,

이 도시가 세르비아 정교회 중심지라고 하니, 정교첨탑의 존재감 새롭다. 

블라고베쉬텐쉬카 교회 첨탑
23년전, 동네 골목에서 보았던 성당 첨탑

23년 전의 센텐드레는

화장발 없는 맨얼굴로 맞아줘서

나름  중세 도시 정취를 느껴볼만 했었던 듯.

골목길 곳곳에 보이던 미술 설치물들

예술인 거주 마을이란 명칭에 설득력을 품었었고.

근데 오늘은,

비구름 몰고 온 바람만 골목 채우고 있다.


: 베오그라드 세르비아 정교회 대성당 (Belgrád Szerb ortodox székesegyház)

이 도시에 있는 두 정교회 중 하나이다.

도시에서 가장 높은 첨탑(48m)을 가진 '베오그라드 교회'는 벽면 색채가 화려하다.

1756~1764년에 둥근 천장이 있는 본당으로 확장했고, 중간층은 ‘남성 교회’, 그 아래는 ‘여성들의 교회’로 나뉜다고 한다. 주교들의 묘소는 본당 지하에 있다.

미사 시에만 교회 출입문이 열린다고 해선지

사람 없는 마당은 교교한 느낌이 든다.


성 요한 교회 (Saint John the Baptist's Parish Church)

센텐드레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플레바니아 (성 요한) 교회이다.

이곳엔 원래 성채가 있었다가, 중세 때 성 안드레(Saint-André)를 위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작은 교회가 세워졌다.

이것은 몽골의 침공으로 파괴되었지만, 몽골이 물러가자마자 1241~1280년 사이에 재건했다.

14~15세기에는 고딕 양식의 석조 성당이 최초로 건축됐으나, 16세기에 오스만 침공으로 파괴됐고,

지금 건물은 18세기의 것이라고 한다.

성당 마당
성당 건물
가톨릭 교회 마당에서 내려다 보이는 세르비아 정교회 첨탑
성 요한 교회 제대

가는 비 오락가락하는 흐리고 을씨년스러운 날에,

홀로 인 동양 여행자를 지켜보던 성당 관리인( 그는 늘 친절하다고)이 들어오라며 안내한다.

교회 옛 모습                                       교회 앞 면의 십자고상
교회 마당에서 내려다 보이는 선물가게

센텐드레 마을 골목길 탐방

사진 중앙의 블라고베쉬텐쉬카 세르비아 정교회 첨탑
공방 안내 표시판과 골목길 너머 보이는 도나우 강줄기
도나우를 바라보는 계단식 동네 주택 화단

부다페스트로 돌아가는 물길, 도나우강

이 강 따라 내려가면 부다페스트
도나우 강 연안의 센텐드레 주택들
부다페스트로 가는 선박에서 본 센텐드레

부다페스트 센텐드레 간 교통

부다페스트 바티아니(Battiany) 역이나 테르(ter) 역에서

센텐드레행 초록색 교외 열차(www.bkv.hu)가 운행된다.

20km 거리에 30~40분 소요된다.

880번 버스(www.volanbusz.hu)나 유람선(www.silver-line.hu)을 이용할수 있으

대형 유람선은 7~8월 주말에는 매일 운항한다.

대신 비수기나 강물 수위가 낮을 때는 작은 배가 운항된다.     

나는 갈 때는 열차를 이용했고

돌아올 때는 배를 이용했는데, 

승객이 적어선지 선착장에 사무원이 없어 한참을 헤맸다.


특이하게도 에는 구명조끼가 구비되어있지 않았다.

(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운항선박에 갖춰진 오렌지색 구명조끼가 안 보여 의아했던 게, 나중에 귀국해서 부다페스트 유람선 사고 소식을 접하고 다시 떠올랐다. )

부다페스트에  이르러 바라본 마가렛 다리와 그 너머 국회의사당
석양의 국회의사당


에스테르곰과 센텐드레를 묶어서 가려고 했으나

날씨가 너무 좋지 않아서 에스테르곰을 포기했다.


센텐드레 인근, 3km 떨어진 곳에 스칸센(스웨덴도 같은 곳이 있지만)이 민속촌이 있다.(876, 878번 버스)

18~20세기 헝가리 여러 지방의 가옥 약 340여 채와

전통물품으로 생활 모습을 재현함으로써,

과거 수백 년 헝가리 서민들의 전통 건축과 생활 방식, 문화를 심도 있게 볼 수 있는 곳이란다.

에스테르곰 대신 이곳라도 들를 예정이었지만 궂은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

그래서 추억을 안고 찾아 간 센텐드레와의 해후는

날씨 때문인지 기대보다 성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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