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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델린 Dec 22. 2024

내 안의 상처를 넘어 아이와 함께 성장하기

함께 성장하며 밝은 길로 나아가기


오은영 박사의 금쪽 상담소를 보다 보면 모든 문제의 근원이 부모에게 있다는 점을 자주 접합니다.

 물론 아이의 기질적인 문제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부분의 원인은 부모에게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저 또한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저 역시 어릴 적 부모에게 충분히 원하는 만큼 사랑을 받지못해 마음에 결핍을 가지고 자랐습니다.

금쪽이라는 단어처럼 저도 어린 시절 마음속에 상처를 품은 채로 성장했고 우리 아이 또한 그러한 상처를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늘 어린이집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말했었고 아이를 잘 키울 자신도 있었습니다.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 모두 제가 아이를 잘 돌본다고 칭찬했고 친구의 아이를 돌본 적도 있을 정도로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낳은 아이는 금이야 옥이야 키우겠다고 다짐하며 나만의 꿈과 계획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임신한 순간부터 시댁과의 갈등으로 인해 이 아이가 짐처럼 느껴졌습니다 시댁 근처에서 살며 그들의 바운더리 안에 있다 보니 자유롭지 못했고  임신 기간 내내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니 선천성 기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모든 것을 포기하며 아이에게 책임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자라면서 저를 너무 힘들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제 안에는 사랑과 함께 원망도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온전히 사랑을 주지 못했고  감정을 컨트롤하기 힘든 나 자신이 더 안쓰러웠습니다. 이런 상황에 놓인 제 삶이 싫었고 그 원망이 아이에게 향하게 된 것입니다.

심지어 하나님을 원망하며 왜 나에게 이런 아이를 주셨냐고 울부짖기도 했습니다.

저희 아이 주원이는 구순열로 태어났습니다.

첫 모습을 보고 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주원이는 늘 불안해하고 제가 보이지 않으면 저를 찾아다녔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물었습니다.
“엄마 주원이 사랑해? 엄마 주원이 좋아해?”
엄마 사랑해요.”
“엄마 안아주세요.”

겉으로 보면 제가 좋은 엄마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사실 그렇지 않았습니다. 친정에서 엄마와 함께 지내면서 육아의 대부분을 친정엄마에게 맡기고 저는 핸드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아이가 말을 듣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고 야단치며 심지어는 때리기도 했습니다. 그런 제 행동에 상처받은 주원이는 어린이집 선생님에게 “엄마가 소리 지르고 때린다”라고 말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계모 같다”는 말을 듣기도 했지만 아이의 입에서 직접 듣게 되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제가 부모로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낳았고 제 상처로 인해 아이에게 온전한 사랑을 주지 못했음을 깨달았습니다.

센터에서 상담을 받으며 저 자신도 상처받은 아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에게 사랑받길 원했지만 그러지 못했던 제가 아이에게도 사랑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을요. 상담 선생님께서 “서연아 많이 힘들었지? 너도 사랑받고 싶었구나”라고 말씀하셨을 때 서럽게 울며 저도 몰랐던 제 마음의 상처를 마주했습니다.

한 번은 센터로 가는 길에 주원에게 물어봤습니다.
“주원아 엄마가 좋아? 엄마가 좋은 게 뭐야?”
“안아주고 사랑해 주고 맛있는 거 사주는 거!”
“그럼, 엄마가 제일 싫었던 건 뭐야? 속상했던 거는?”
“소리 지르고 때리고 엄마가 주원이 안 사랑했어.

그래서 싫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엄마가 처음이라 많이 미숙했어. 정말 미안해. 엄마가 소리 지르고 때린 거 사랑을 못 준 거 다 미안해.

엄마 지금이라도 사과할게. 용서해 줄래?”
뜸을 들이던 주원이는 “응 사과받아줄게”라고 대답했습니다.








센터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저는 목놓아 울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줬는지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저는 주원에게 자주 말합니다.
“엄마가 정말 미안해. 너한테 했던 모든 나쁜 말 행동 다 미안해. 앞으로는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사랑할게.”

오은영 박사의 금쪽 상담소를 보며 부모가 변하면 아이도 변한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노력한 결과 주원이는 조금씩 밝아지고 있습니다. 문제 행동도 줄어들고 감정 조절 능력도 나아지고 있습니다.

아이는 결코 문제아가 아닙니다. 부모의 행동과 태도가 아이의 모습을 결정짓는다는 사실을 이제야 깊이 깨달았습니다. 저는 지금도 배워가고 있습니다. 주원이가 어두운 터널 속에서 홀로 걷게 만든 시간을 후회하며 이제는 제 손을 잡고 밝은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주원아 엄마가 정말 미안해. 그리고 정말 사랑해. 이제 너의 모든 길을 엄마가 함께 걸어갈게.






"아이의 상처를 치유하는 가장 강력한 힘은 부모의 진심 어린 사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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