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앞두고 모든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앞둔 사람들이 하는 취업에 대한 고민에 사로잡혀 이력서를 작성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진정으로 원했던 게 무엇일까? 왜 난 항상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정하지 못했을까. 왜 난 항상 무언가에 진심이 아니었던 걸까?' 친구들은 각자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 같았지만, 나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방관자에 지나지 않았다. 여러 번 결심했던 순간들이 있었지만, 그 결심들이 수증기처럼 허공으로 사라지던 기억들만 남아 있었다. 그때마다 포기했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를 반복했다. 돌이켜보면, 평생 동안 나는 무언가에 진심으로 열정을 쏟아본 적이 거의 없었다.
나는 항상 도전 앞에서 멈칫했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겉으로는 친구들에게 '도전해 봐, 뭐가 두려워?'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내가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는 아무런 행동을 하지 못했다. 그때는 그 말들이 쉬워 보였다. 말뿐인 조언자가 되어버린 나 자신을 돌아보며 나는 '입만 살았다'라는 자조적인 생각이 들었다. '왜 나는 항상 이럴까? 왜 나는 남들처럼 무언가에 열정을 계속해서 쏟지 못하고 금방 져버리고 말까?'라는 질문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마치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나는 어떤 정도의 실패를 감수하고 못하고 안전한 길만을 찾아다녔다는 생각이 맴돌았다.
사실 나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늘 두려움이 앞섰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찾아보면서도 '내가 과연 이걸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멈칫했다. 열심히 해도 성과가 없을 것 같다는 불안감, 혹은 그 결과로 나 자신을 실망시킬까 봐 인터넷에서 찾아보기만 하고 시작조차 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스스로 주저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더 깊이 빠져들었다.
그러던 중, 대학교를 졸업하면서 처음으로 무언가에 진심으로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해외에서 살아보는 경험'이었다. 이 꿈을 이루고자 나는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시험 기간에도 밤을 새워가며 공부하던 일이 없던 내가, 해외 취업에 대해 알아보면서는 몇 날 며칠을 밤새워 인터넷을 뒤졌고, 하루에 3시간 정도만 자며 관련 자료를 찾았다. 이런 열정은 내게도 생소한 감정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내가 다닌 대학은 그다지 이름 있지 않은 지방 대학이었고, 대외활동이나 인턴 경험도 전무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취업에 도전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무모하게 느껴졌다. 주변에 이 도전에 대해 이야기를 꺼낼 때도, 그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겁이 났다. '네가 가능하겠어?' 혹은 '특별한 경력이 없잖아.'라는 반응을 예상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사람들은 예상과 달랐다. 친구들은 나에게 '정말 대단하다', '우리는 그런 도전조차 생각하지 못했는데 너는 정말 용감하다'며 응원의 말을 전해주었다. 그들의 긍정적인 반응은 내게도 큰 용기를 주었다. 나는 내심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때 결심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도전해 보겠다고. 과거의 부족함을 떠나, 이제는 능동적으로 무언가에 부딪혀 보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이 도전이 성공이든 실패든 상관없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었다. 이번 도전은 그 자체로 나를 새롭게 정의하는 기회라고 믿었다. 나는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니었다. 이제 내가 그토록 원했던, 나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고 한다. 무엇보다 이번 도전은 단순히 취업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나 자신을 증명하고, 내 삶을 내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