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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림킴 May 07. 2024

『Black Ben Carson』

Jpegmafia, 2016, LP

트랙 중간중간 신선한 사운드들이
탁탁 튀어나와줘야 되는데
전체적으로 너무 다 난해한 사운드로
뒤덮여있습니다.

2016년, Jpegmafia(제이펙마피아)는

그의 첫 데뷔 정규 앨범,

『Black Ben Carson』을 발매합니다.


앨범 제목은 미국의 흑인 정치가 Ben Carson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2016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유일한 흑인이라고 합니다.


Donald Trump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고도 나와있네요.


Jpegmafia가 가사에서 Donald Trump를

디스하는 것을 보면 Ben Carson을

상당히 비꼰 것으로 생각됩니다.


보통 흑인분들이 Donald Trump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저는 정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더 이상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없음을 알려드려요.




사운드 얘기를 해보죠.


첫 번째 트랙인 ‘Drake Era’부터

정말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고막을 찢어버릴 듯한 날카로운 사운드와

Jpegmafia의 파워풀한 샤우팅.


흡사 Death Grips의 사운드 같기도 합니다.

근데 좀 더 감미로운?


하지만 Jpegmafia는 Death Grips와 비슷하다는

말을 듣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고 하더라고요.


둘 다 Experimental Hip-Hop 쪽이기 때문에

많이들 오해한다고 합니다.

 

들어보시면 스타일이 확실히 다릅니다.




나머지 트랙에서도 실험적인 프로듀싱은 계속됩니다.


사운드가 부서져있고 엄청 왜곡되어 있는데 그게 좋아요.


그리고 베이스와 드럼이 진짜 강하게 튀어서

귀가 다 멍멍할 정도예요.


보컬은 마치 쌓인 분노와 스트레스를 방출하듯

뱉어냅니다.


물론 Jpegmafia 이러한 실험적인 사운드를 받쳐줄

탄탄한 랩핑 스킬을 갖고 있다는 건

앨범을 들어보신 분들은 다들 아실 겁니다.


또, 앨범을 쭉 들어보시면 트랙 초반에는 베이스와 드럼,

이펙트들로만 막 때리다가 중간에 자연스럽게

멜로디 라인이 등장해 분위기를 몽환적으로 바꿔버리는

파트들이 있는데 그게 정말 예술입니다.


제가 Jpegmafia에 빠지게 된 이유 중 하나죠.




앨범은 Side A(N*****)와 Side B(Peggy)

이렇게 두 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Side A(N*****)에서 그는 앨범명과 Side A의

타이틀에 걸맞게 흑인으로 살아가며 마주하는 문제와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동시에

흑인들이 수없이 당하는 각종 차별과 폭력이 가득한

현실을 비꼬며 질타합니다.


또, Donald Trump를 대놓고 언급하는 등

정치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고 합니다.


그는 Side A를 분노가 가득 찬 사운드와 노이즈에 가까운

굉음으로 메웠습니다.




두 번째 파트인 Side B(Peggy)에서 Jpegmafia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 놓습니다.


그는 그에게 영감을 준 사람들, 장소들 등에 대해

말해줍니다.


사운드적으로 볼 땐 Side A보다는 훨씬

차분하고 멜로디컬합니다.


물론 실험적인 사운드는 쭉 가지고 갑니다.


제가 언급한 그 멜로디 라인으로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더욱 돋보이는 파트인 것 같네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해준

앨범이라 자주 즐겨 듣습니다.


지금 쓰면서 듣다 보니 좀 Electronic 냄새도

나는 것 같네요.


맛있긴 하네요 여전히.


앨범에서 조금 아쉬운 점은 트랙 중간중간

신선한 사운드들이 탁탁 튀어나와줘야 되는데

전체적으로 너무 다 난해한 사운드로

뒤덮여있습니다.


특히 Side A(N*****)에서는 사운드들이

다 비슷한 텍스처라 금방 질려버리고 말더라고요.


사운드도 살짝 퀄리티가 떨어지는 감이

없지 않아 있고요.


그래도 첫 앨범인 것을 감안하면 꽤 괜찮은 수준의

완성도를 끌어올린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퀄리티가 훌륭하다는 건 아니지만

잠재력 하나만큼은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앨범 커버는 그저 그러네요.


그렇다고 엄청 별로라는 건 아니지만

그냥 얼굴 측면을 찍은 사진을 오려 붙인게 다에요.


그래도 Jpegmafia의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하는

앨범이었습니다.


프로듀싱이 좀 난해하고 과하게 실험적인 느낌이 있어서

처음 들었을 때는 좀 이해가 안 되실 수도 있겠지만

앨범을 통으로 몇 번 돌리시다 보면 금방 익숙해져

온전히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이런 Experimental 앨범에 한번 귀가 절여지면

헤어 나오기 까지가 좀 오래 걸리긴 합니다.


몇 일 동안은 계속 그쪽 음악들만 듣게 되더라고요.


들으실 때 볼륨은 딱 중간 정도가 적당한 것 같아요.


사운드가 세고 쉴 새 없이 때려 박혀서 그런가

앨범을 다 듣고 나면 귀가 좀 피곤합니다.






[Track Listing]


Side A(N*****)


1.  Drake Era  (3:57)

2.  All Caps No Spaces  (4:06)

3.  Digital Blackface  (3:43)

4.  Cuck  (2:48)

5.  I Smell Crack  (2:23)

6.  You Think You Know  (3:23)

7.  Motor Mouth  (4:26)

8.  Black Ben Carson  (4:02)

9.  Black Steve Austin  (2:18)

10.  Black Stacey Dash  (2:52)

11.  What's Crackin'  (4:58)


Side B(Peggy)


12.  I Just Killed a Cop Now I'm Horny  (5:53)

13.  Plastic  (3:04)

14.  Boi (feat. Butch Dawson)  (4:29)

15.  The 27 Club  (3:56)

16.  Face Down Ass Up (feat. Bito Sureiya, Kente of Nasa8, and Freaky)  (4:29)

17.  This That Shit Kid Cudi Coulda Been (feat. Toyomansi)  (4:07)

18.  2015 Was a Great Year  (2:50)

19.  Try Me  (4:55)


[Review Scores]


RateYourMusic - 3.33/5

Discogs -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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