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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타명리 Jun 22. 2024

"만약 당신이 5년 후에 죽는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미래를 보는 눈: 대운(大運)의 원리와 활용


영화 '컨텍트’는 테드 창의 소설 '당신의 인생 이야기’를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원작자 테드 창은 물리학 전공자이며,물리학을 골자로 언어학, 기호학을 넘나드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집필하여 “문과판 SF 소설”로 불리며 큰 인기를 얻는다. 영화는 지구에 불시착한 기괴한 우주선으로부터 전개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우주 비행 물체와 함께 등장한 외계 생명체 헵타포드는 지구를 큰 혼란과 공포로 몰아넣는다. 인간은 해괴한 외형과 전혀 낯선 언어를 구사하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크게 두려워하나, 이내 그들이 지구에 온 목적을 알아내기 위해 그들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인간의 나와 전혀 다른 외형을 지닌 존재에 대한 배타성은 낯선 존재로부터의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본능이지만, 인간은 나와 다른 존재와의 소통과 이해를발판으로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혼란과 공포에 휩싸인 지구인들은 다른 민족과 함께 어울려 살아온 기지를 발휘하여 낯선 존재와의 조우를 언어라는 소통의 수단으로 풀어가려 시도한다.그러나 서로 다른 언어와 사고체계를 지닌 지구인과 외계생명체와의 소통은 결코 쉽지 않다. 인간이 헵타포드의 언어를 이해하기 힘든 이유는 그들이 우주를 이해하는 방식이 지구인과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성장한 타민족의 언어와 사고체계를 쉽게 수용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와 같은 이치로, 지구인과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는 우주생명체는 지구인과 다른 사고체계로 우주를 인지할 것이다.인간은 오직 현재에 해당하는 순간만을 인지할 수 있지만, 헵타포드는 현재를 비롯한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인지한다.헵타포드의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허황되게 들릴 수 있으며,이러한 개념은 지구인의 시선으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헵타포드와 지구인의 시선(관점)의 차이는 인간과 개미와의 시선 차이와 흡사하다. 탁자 위에 개미가 있고 인간이 개미를 지켜보고 있다고 가정하자. 개미는 탁자 위를 맴돌다가 한쪽 방향으로 기어가고 있다.개미를 지켜보는 인간은 개미가 기어가는 방향과 속도를 계산하여 대략 몇 초 후, 개미가 탁자의 가장자리에 도착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 수 있다. 또한 개미가 탁자 끝에서 방향을 전환하여 다른 곳으로 향할지 혹은 바닥으로 떨어질 위험을 감수하고 탁자 모서리를 향해 계속 기어갈지를 판단하고 방향을 선택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둘 중 한 가지 방향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기어가는 상황(현재)에 놓인 개미는 자신이 수초 후에 선택의 갈림길에 선다는 것을 미리 인지할 수 없지만,

개미를 전지적 시점에서 관찰할 수 있는 인간은 개미에게 몇 초 후(미래)에 일어날 사건에 대하여 예측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개미가 기어가는 속도와 방향을 계산하여 3초 전(과거) 개미의 위치 또한 알 수 있다. 인간이 개미의 현재뿐(기어가는)만 아니라 과거(기어 왔던)와 미래(기어갈)까지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은, 인간이 개미를 바라보는 시점, 즉 개미를 관측할 수 있는 개미와 다른 위치점에서의 시각이다.



기어가는 개미의 시선은 탁자라는 2차원적(평면적) 공간에 갇혀 있지만, 인간의 시선은 탁자보다 높은(전지적 시점) 3차원의 시점에서 개미를 내려다보며 관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헵타포드는 인간이 개미를 내려다보며 관찰하듯이, 인간과는 다른 차원에서 자신을 포함한 외부를 관측할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헵타포드가 지구에 온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선택한 인물은 언어학자 루이스이다. 루이스는 헵타포드와의 수차례 만남을 통해 헵타포드의 언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한다.그녀는 헵타포드 언어체계의 기호를 분석하여,서서히 그들의 언어를 판독하는 것에 성공한다.이후 그녀는 그들의 의도가 지구인에게 미래와 과거를 볼 수 있는 헵타포드의 언어체계를 알려주기 위함이었음을 깨닫는다. 루이스는 과거와 미래를 동시 볼 수 있는 능력을 통하여 인류가 헵타포드를 공격하는 것을 막아낸다.



또한 그녀는 자신의 미래에 일어날 사건들을(이안이 자신을 떠나고 그녀와 이안 사이에서 태어난 딸 한나가 18세에 죽는 것)을 모두 알지만, 사랑을 고백하는 이안을 받아들인다. 그녀는 미래에 닥칠 불행과 고난을 미리 알고도, 용감하게 사랑을 선택한다.



개미가 인간의 시선으로 외부를 인지하고 판단할 수 없듯이,인간은 헵타포드처럼 다가 올 미래를 미리 예측할 수 없다. 명리학은 과거를 기반으로 오직 현재만을 인식할 수 있는 인간에게 과거와 현재의 변화를 우주의 흐름(대운)을 통하여 예측하고,미래의 변화를 예견하고자 시도한 학문이다.명리학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명주에게 발생하는 변화의 좌표점인 대운으로 명주에게 다가올 변화를 예측한다.명리학의 원리는 명주에게 주어진 사주팔자(8개의 글자)를 기점으로,절기력(만세력)의 산출값인 운(運)을 대입하여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가시화하는 학문으로서,이러한 원리는 개미를 관찰하는 인간의 시선과 동일한 원리이다.이는 인간의 시선(관점)으로 같은 인간을 분석하는 것이 아닌,우주의 일부로서의 인간을 다른 관점에서 관측하는 원리이다.



명리학은  8개의 글자(사주팔자)를 기반으로(명주 개인의 생래적 특질과 성향) 대운(우주의 변화)을 적용하는 원리이다. 이는 개인이 생래적으로 타고 난 성질의 (십신, 오행) 근본적 이해를 기반으로 하며,십신과 오행의 흐름으로 파악된 개인의 특질은 대운(우주변화)의 흐름과 맞물려 충(沖)하거나, 합(合)하는 과정을 거치며 명주의 성향을 다양하게 변화시킨다.이는 명주의 미래가 미리 정해져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이미 해당 명주는 8개의 글자라는 특정 성질로 태어나, 이후 나머지 2개의 글자(대운)와의 조합으로 인하여 명주의 성향에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의미이다.(과정으로서의 무아(無我))



이러한 변화의 과정을 미리 예측하여,명주에게 이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명주가 자신의 상태(자아)를 관조적으로(전지적 시점: 인간이 개미를 관조하는 시점)이해하는 포괄적 과정이 명리학의 활용에 해당한다.

테이블 위의 개미가 자신의 미래를 알 수 없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이 개미라는 사실에 대한 인지불능

( 자신의 명식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이해하지 못함)


둘째, 자신이 테이블 어디쯤을 어떠한 속도와 방향성으로 기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불능

(시간적 관점으로만 현재의 나를 이해하는 인간의 한계)


셋째, 테이블의 끝(떨어짐)을 인지하지 못하는 무지

(외부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변화할 자신에 대한 몰이해)


개미가 개미의 존재론적 특질을 스스로 이해하고,자신의 속도와 방향성, 테이블 크기를 계산할 수 있다면,

자신의 속도를 계산하여 테이블 밑으로 추락하는 것을 스스로 막을 수 있다.


같은 원리로,인간은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없는 존재임을 인지해야 하며,(첫째 조건)자신의 명식을 통해 자신의 방향성(성격, 성향)과속도(지향점과 가치관)를 이해해야 한다.(두 번째 조건) 이후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바탕으로,대운을 활용하여 미래의 위험을 감지하고,길한 운에는 자신의 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도전하고, 흉한 운에는 운신의 폭을 줄여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세 번째 조건)



다시 극으로 돌아와,헵타포드는 루이스에게 자신들은 인간을 돕기 위해 지구에 온 것이며,3천 년 후에 인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홀연히 지구를 떠난다. 설사 인간이 과거와 미래를 모두 볼 수 있다고 해도 현재의 행위를 완료해야만 미래의 결과치를 얻을 수 있다.헵타포드는 3천 년 후에 찾아올 위기를

인간의 도움으로 벗어나기 위하여(미래를 위하여) 먼저 인간을 돕는다.(현재를 완성한다)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현재가 과거의 결정과 행위로 만들어진 결과치이듯, 미래도 끊임없이 반복되는 순간(현재)의 결과물이다.용신운에 명주에게 발생하는 길함은 우연으로 만들어진 일시적 행운이 아닌 명주의 현명한 판단과 행위의 결과치이다.명주가 용신운에 의존하여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는다면,아무런 결과치도 기대할 수 없다.용신운이란,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고,자신의 삶을 현명하게 운용해 온 명주가 비로소 자신의 가능성을 최대치로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를 맞이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용신운에는 8개의 글자가 나머지 부족한 2자(대운)로 비로소 균형(중용)을 이룬다.



헵타포드의 언어를 습득하여,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게 된 루이스는 미래에 다가 올 흉사인 이안과의 이별, 딸의 죽음을 이미 알고 있었으므로, 이안의 구애를 거절했다면 미래의 닥칠 불행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이스는 이안과 사랑에 빠지는 것을 선택한다.이는 팔자 탓을 하며 자신의 불행한 운명을 회의적으로 수긍한 것이 아닌,현재라는 순간에 몰입할 수 있는 루이스의 능력 덕분이다.그녀는 매 순간을 살기로 결정하며,이안과 사랑에 빠진다.그녀는 순간을 선택했고,자신의 결정으로 현재를 만든다.이후 한나(딸)를 출산하여 한나가 죽음을 맞이하는 18세까지 애정을 다해 한나를 양육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충실히 살아낸다. 불행한 미래를 이미 알고 있었던 루이스가 미래의 불행을 피하기 위해 이안의 구애를 뿌리쳤다면,루이스는 사랑하는 딸을 잃는 큰 불행을 피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만약 루이스가 이안의 구애를 뿌리쳤다면,사랑하는 이안과의 행복한 추억과 목숨처럼 아끼던 딸과의 추억 모두를 잃었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숙명적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지만,현재를 충실하게 자신만의 신념으로 일구어 나가는 인물만이 현재를 버티는 극한의 용기를 얻을 수 있다.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명리학에 맹목적으로 의존하는 이들에게 나를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시선과 현재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영화 “컨택트(제:Arrival)”을 추천한다.




#명리로하는무비테라피 #컨택트 #명리학 #대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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