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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타명리 Jun 28. 2024

외부 없이 나는 존재할 수 없다

불교의 연기법(緣起法) VS 명리학의 사주팔자(四柱八字)


붓다의 무아(비아)는, 내가 인식하는 나의 실체는 인간관계를 통해 발생하는 현상일 뿐임을 설명한다.

“불교를 철학하다”의 이진경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알레르기 반응은 내가 먹어야 할 것에 대해 면역체계가 과잉반응할 때 발생한다.‘자기’를 보호하려는 이런 반응이 과해지면, 자기 신체의 일부조차 밖에서 온 것으로 간주하여 공격하는 면역성 질환이 발생한다. 류머티즘이 대표적이다. 거의 모든 장기에서 이런 과잉면역으로 인한 질환이 존재한다. 루푸스병처럼 분자적인 수준에서 자기 신체 전반을 밖에서 온 침입로 간주해 공격하는 극도의 질환도 있다. ‘자아’가 강하면 자기를 잡아먹는 것이다. 그렇기에 인연으로 다가오는 것을 그대로 긍정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달려들고 소유하려 하며, 도망치거나 밀쳐내려 한다. 좋아하는 것을 끌어당겨 내 것으로 가지려는 마음(탐심)과 싫어하는 것을 저 멀리 밀쳐내거나 제거하려는 마음(진심)은 외부에 기대면서도 내부를 보호하려는 이런 사태에 기인한다.생명 지속에 필요한 것을 넘어서 과하게 가지려 하고, 과하게 밀쳐내려 한다. 그로 인해 중생들은 오지 않는 것을 얻기 위해 치달리고, 갖고 있는 것을 놓치지 않으려 집착하며, 가버린 것을 붙잡으려 애쓰고, 바로 옆에 있는 것을 피하려 하며, 피할 수 없이 다가온 것을 밀쳐내려 버둥거린다. 이런 의미에서 중생은 부처와 달리 지혜 대신 무명 속에서 산다. 그래서 중생은 부처와 다르게 사는 것이다. 중생이 곧 부처이지만,  중생이 부처가 아닌 것은 이 때문이다”


⁃ 불교를 철학하다 , 이진경 발췌-



자기 보호 본능에 해당하는 자아는 “생명 지속에 필요한 것을 넘어”타인에게 과하게 집착하거나, 배척하고 멀어지게 만든다. 명리학에서의 자아의 개념은 비겁(비견, 겁재)이다.

(비견, 겁재 편 참조)




비견은 종격의 경우를 제외하고 반드시 식재관을 필요로 한다. 강한 자기 보호 본능이 스스로를 삼켜버릴 수 없도록, 식상(자기표현) 재성(관계성, 성취) 관성(명예, 권력)을 활용하는 이치다. 자기 보호를 위한 본능이 과도하면 자기를 잡아먹는 이치가 이 때문이다. 비견계열의 식신, 정재, 정관은 자기 보호 본능(비견)에서 파생된 십신으로, 이기적인 생존욕구를 기반으로 한다. 자신의 이기적 생존을 위해 타인을 활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비견계열의 십신은 자신의 안전과 생존을 최우선시한다.



반면 겁재계열의 상관, 편재, 편관은 내재된 공포를 기반으로 발현된다. 타인에 대한 내재된 공포에서 파생된 겁재는 타인이라는 공포의 대상인 외부를 활용하여 명주의 근원적 공포를 제어 또는 승화한다. 따라서 겁재계열의 십신은 타인에게 비추어지는 자신의 모습을 중시한다. 자기 보호 본능에 해당하는 비겁과 비겁을 생하는 인성의 세력이 강한 명조를 명리학에서는 '신강'으로 분류한다. 신강한 명조는 외부작용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므로, 자기주장이 강하고 다소 배타적 성향을 보인다. 반면 신약한 명조는 식재관이 발달하여 외부작용에 쉽게 영향을 받는 유약함을 보이지만, 이를 단순히 신강은 고집스럽고 배타적이며 신약은 상대적으로 외부 작용에 민감하고 유약한 성정으로 단정하면 안 된다.




신약 한 명주라 하더라도 재생관 된 관성이 발달하여 자기 원칙이 성립되면 원칙에 어긋나는 주장을 하는

상대에게 신 강한 명주보다 더욱 단호한 태도를 보일 수 있으며, 신강한 명주라 하더라도 식상생재를 이루고 있으면 사회적 성취(재성)를 위하여 신약 한 명주보다 상대에게 민감하고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명주는 외부와 반응해 왔던 경험치의 누적분으로 인하여, 일정한 삶의 패턴과 관성(慣性)이 생겨나는데 자신을 규정(나라고 믿는) 하는 자아(自我)는 외부에 반응해 왔던 관성(慣性)의 집합체 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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