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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케이션이란...

워케이션 문화를 만들며

워케이션 문화를 만들어가며 가장 큰 내 삶의 변화 중 하나는 


내가 있는 곳이 나의 사무실

이라는 점이다. (지금도 부산으로 향하는 KTX 안이다)

< KTX / SRT 이동형 사무실 >

많게는 일주일 내내 적게는 2~3일을 지역 출장을 다니면서

비행기/KTX/SRT/고속 버스 에서의 시간은 단순히 이동의 시간이 아닌 내가 일해야만 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이동하면서 일해야 할 것을 남겨두고 탑승과 함께 도착까지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이 내 생활이 되었다. (참고로 하루 국내 공항 4곳을 찍은 경험도 있다. 김포->사천->김해->제주)

 

이러한 생활(아무곳이나 막 일하는)이 익숙한 지금과 다르게  처음 워케이션 문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내가 그려나가고 싶었던 워케이션의 그림은 아래와 같았다.

< 2020년 꿈꿨던 워케이션 그림>

바닷가에 썬배드에 누워 노트북을 키고 여유있게 일하는 모습! 얼마나 아름다운가~~


하지만 처절하게 실패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워케이션에 대한 이해 그리고 시장에 대한 분석 없이 이상적인 그림을 그리고자 했던 몽상가의 당연한 결과였던 것이다. 


문화를 만들어감에 있어 내가 생각하는 프로세스는

1) 공감 및 희망 ->  2) 경험  -> 3) 소문 -> 4) 확산 -> 문화

의 단계인데 공감 및 희망을 느낄 수 있는 대상 자체가 우리나라에는 없었던 것이다.


2020년 글로벌 기업인 airbnb에서 전세계적으로 워케이션에 대한 인식 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60% 정도의 도입 의향을 보였는데 재밌는 것은 유럽 및 미주의 설문 참가자들은 80% 이상 도입 의향을 보였다는 점이다. 


난 이러한 차이를 근로 문화와 인식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혹시 80년대 방영했던 "TV 손자병법" 이라는 드라마를 아시는 분이 있을까... 불과 우리 부모님 세대만 하더라도 9to6 (하지만 대부분 8시 전에 출근하는) / 평생 직장 / 사무실 흡연 등 이제는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었던 사무실에서의 풍경은 아마도 2020년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 특히 꼰대라 불리는 나 같은 40대 (기업내 결정권 무리들...)에게는 어쩌면 워케이션은 역으로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상상속 근무형태였을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이 포진해 있는 기업에게 워케이션이라는 단어 자체는 들을 가치도 없는 이야기였다.


또한 디지털노마드 (단어적인 해석만 보면..노트북 들고 떠돌아 다니는 유목민)의 경우를 보면 우리 나라에는 불과 3~4년 전인 2020년도에 거의 없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디지털노마드 이야기는 추후 다시 하겠지만..) 하지만 난 프리랜서가 곧 디지털노마드라는 착각을 하고 이들에게 워케이션이라는 라이프 스타일을 안겨주고 싶었던 것이다.  


즉, 2020년 존재하는 않았던 사람들과 존재하지 않는 시장에서 


나 홀로 워케이션을 외치다

였던 것이다. 그리고 결과는 2년간의 처절한 실패와 좌절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한 자책이었다...


2021년 이제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코로나 4단계가 발동되면서 지역간 이동도 통제되던 7월

홀로 사무실에서 소주 한 병을 마시며 이제는 인정하자....라는 생각을 했던 그 순간이 잊혀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워케이션이라는 라이프 스타일은 분명 우리에게 너무 좋을 것이다...라는 확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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