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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가능 May 20. 2024

자연스럽게 시선 처리하고 지나가기(2)

덴마크 노상방뇨로 부터 나를 지키는 법 

덴마크에서 거하게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던 어느 밤이었다. 남자애 둘이서 같이 화장실을 가더니 동시에 바지를 내리고 오줌을 누는걸 보았다. 왜냐하면 화장실이 약간 좁아서 문을 열어놓고 누고 있었기 때문이다. 손끝만 닿아도 질색하는 남자들끼리 같은 변기를 동시에 쓰는건 괜찮은게 너무 신기했다. 왜 같이 싸? 물어보니 


why not?


근데 여기에도 분명 문화 차이가 있다. 일본 남자인 친구한테 물어보니 너무 놀라며 한번도 아무리 친한 친구랑도 그런적 없고 본적도 없다고 했다. 왜 줄서서 기다리지 않고 굳이 동시에 누는거냐고 본인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말이다. 화장실 시설이 잘되있는 한국 일본에 비해 공중화장실이 충분하지 않은 유럽은 아마 노상방뇨문화가 더 발달해서(?) 같이 누는것이 이상하지 않은일이 된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참고로 동시에 같은 변기에 오줌을 누는것을 영어로는 'crossing streams(교차하는 줄기들)'이라고 부른다. 한국어에는 저런 표현조차도 없지 않나? 


여름이 되면 벗은 사람만큼 많이 볼 수 있는것이 노상방뇨 휴먼들이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비가 덜 오면서 야외에서 마실일이 훨씬 많아지기 때문이다. 특히나 페스티벌같은 곳에서는 걸어다니는 곳마다 노상방표 페스티벌도 같이 진행된다. 모두가 즐기는 축제인만큼 여자들도 급하면 줄서다 포기하고 그냥 바닥에 싸도 된다. 다들 별로 신경 안쓴다. 



 for all !



노상방뇨 애호가들을 위한 페스티벌용 야외 화장실.  그런데 저렇게 설치해놔도 바로 옆에 바닥에 싸버리는게 문제임. 


로스킬데 페스티벌 가기전에 누군가가 건강 조심하라는 말을 해줬다. 여기저기 노상방뇨를 한꺼번에 하다보니 축제기간동안에 비 소식 없이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 땅에 싸질러진 오줌들이 증발해서 암모니아 먼지가 되어 숨쉴 때마다 사람 몸으로 들어간다고. 또한 페스티벌장 근처에 있는 호수에서는 절대 절대 수영하지 말라고. 절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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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방뇨는 더러워서 피하는게 아니다. 무서워서 피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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