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전, 카카오톡이 나왔을 즈음이었다. 문자를 쓸 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맞춤법이, 카카오톡으로 넘어오면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왜 그런고 하니 문자를 쓸 땐 일정 글자수가 넘어가면 MMS로 전환되면서 요금이 10배 증가했다. 정해진 틀 안에 최대한 많은 메시지를 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띄어쓰기는 사치일 뿐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와이파이라는 것이 생기면서 글자 수의 제한에서 해방됐다. 전에는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었다면, 이제는 그냥 띄어쓰기를 안 하는 사람이 돼버리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맞춤법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왜 맞춤법을 신경 쓰고 싶었을까. 이건 단순히 내 성격인 것 같다. 평소에도 정리가 안 된 책장이나 삐뚤한 보고서를 보면 내 머릿속에서는 이 불협화음을 모조리 긁어 내, 처음부터 정돈되게 배열하는 상상을 한다. 그리곤 희열까지 느낀다. 그래서 맞춤법도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내가 못참고 수정을 하게 됐다.
특별한 노력을 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인으로서 한국어 문법책을 사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했다. 그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하면서 애매한 부분이 있을 때마다 일회성으로 알아볼 뿐이었다. 예를 들면 (공부할뿐이다/공부할 뿐이다)라고 말을 하고 싶을 때, 확신이 들지 않으면 인터넷 검색 후 답변을 하곤 했다. 물론 이 습관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글을 쓰게 될 사람이었을까. 맞춤법을 넘어, 요즘은 글 쓰는 것에 푹 빠져있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 내가 스스로 글을 써 내려 나간다는 것은 마치 한계가 없는 나의 표현 수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해진 방식이나 규칙이 없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이다. 글쓰기도 하나의 예술인 것이다. 조금 더 잘 써 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하여 글쓰기와 관련된 책을 읽게 됐다. 물론 지금은 글쓰기 새내기에 불과하다. 앞으로 평생 글을 쓰고 싶고, 언젠가는 나름 베테랑이 됐으면 좋겠다.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상상이다.
아 참, 그러고 보니 나름 독후감인데 책에 대한 내용을 적지 않았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맞춤법보다는 문장과 문장부호에 집중돼 있다. 글 쓰는 사람도 좋지만, 공문을 작성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며 좋다고 생각한다. 배울 점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