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언제나 두렵고 설렌다.
퇴사를 하고 공식적인? 첫 하루를 보냈다.
생각보다 불안한 하루를 뒤로하고 나는 왜 하루도 즐기지 못했나 생각해 본다.
아마도 미래를 살려고 해서 그런가 보다.
내일은 오늘, 순간을 잔뜩 즐기는 하루를 보내보려 한다.
채용공고 사이트,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몇 번이나 들어다 본지 모르겠다.
내 본진은 병원(치과)에서 펼쳐야 하지만 새로운 도전으로 회사에 입사했고 이제 또 다른 길을 알아보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본진을 이어가야 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일이라는 게 각자에게 어떤 의미일까?
완전한 그 사람의 정체성, 곧 '나'라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이제는 좀 다르게 느껴진다.
그냥 일은 일은 것이다.
본진이 아닌 이상, 업이 아닌 이상, 과도한 의미를 덜어내니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는 사람처럼 일자를 보게 된다.
또 다르게 느끼지는 것은
어떤 일이든 남들이 보기에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가볍게 보이는 일이라도 내 정체성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다는 거다.
그것 또한 나이며 일의 종류와 성격이 무슨 상관일까? 싶다.
해보지 않았던 또는 생각도 하지 않았던 일들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가 들고 가방끈이 라게 생기고 전공이 생기면 사실 그것과 관련되지 않은 일은 할 기회가 없을 거라 생각했었다.
지금 다시 보니 모든 게 새롭고 보석같이 느껴진다.
단지 내가 나이가 들었고, 나를 채용해 줄지는 의문이지만 말이다.
하루를 낭비하듯 그냥 보냈다.
뭐라고 하면 될 것을 이상하게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시작하기 전 시동을 거는 시간이 좀 걸리는 나란 사람.
나를 좀 기다려 주기로 한다.
근데, 하루밖에 안 지났는데 그냥 좀 흘려보내면 어떤지 참 야박하다.
생산적이지 않다 느끼는 하루를 불안하게 여기는 사람
그렇다고 시도는 실천은 예열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사람
참 이중적인 모습이다.
안다. 혼란 속에 불안 속에 작은 움직임의 시작 속에
기회가 올 거라는 것을
나에게 오는 일을 받아들일 용기와 내가 살고 싶은 모습으로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끈기만 있다면
불안하지 않다.
아..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