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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나킴 Jun 25. 2024

뜨개이야기-5

색깔마다 주인이 있다

지금껏 고수하던 짧은 뜨기로만 완성하기에서 이번엔 좀 다른 방법으로 짜봤다. 사람들이 많이 하는 모티브 연결해서 만들기와 같은데 모티브를 짤 때 입체감을 주어 약간 고깔모양이 나도록 했다. 모티브 분량이  다 떠져서  연결해서 이을 때도 촘촘하게 바느질했다. 새 가방을 구경시킬 날이 오면  볼 수 있는 건데 작품을 보는 사람의 눈에 마치 손이 있는 것 같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밀쳐 놓고 괜찮다 싶으면 끌어다 놓고 본다. 그런데 이 가방이 주는 올록볼록한 생동감과 귀여운 느낌이 매력을 제대로 발산하지 못했다. 자칫 너무 무난한 보조가방이 될 용도를  여가생활에 끼어들 수 있는 소품이 되게 했는데 말이다.



참 이쁜 색깔인데  만들어 놓고 난 들고나가지 않았다. 너무 튄다는 내 말. 그럼 만들지를 말든지 그 수고를 왜 할까. 친구 중에  실내에도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  그 애에게 어울릴 것 같아 선물했다. 붉은색을 잘 소화하는 이는 마음이 참 명쾌할 것 같다. 붉은색이 좋다고 붉은 가방을 대수롭지 않게 들고나가는 그런 단순함이 부럽다.



눈에 확 튀는 색깔이다. 너무 예쁘다. 이 가방 역시 내가 주인이 되지 못하고  언니 중 한 명에게 선물했다. 이 언니는 촌스런 색깔도 정말 잘 소화해 낸다. 성격이 개방적이고 뒤끝 없고 가끔 어디로 튈지 모를 때도  있는데 이 가방은 그 언니에게로 갔다. 이보다 더 형광색이 많이 들어간 연두색 가방도 그 언니가 메고 다니면 돈 주고 산 가방 같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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