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독서는 자기 계발 분야의 책이었다. 이후로도 한동안 자기 계발서를 열심히 찾아 읽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기도 하고, 출퇴근 길에는 전자책을 읽었으며, 베스트셀러라고 하는 책들은 구매해서 읽기도 했다. 몇 개월 새 보유하고 있는 책이 20권이 넘었으니 실제로 읽은 책은 40권은 족히 될 것 같다. 자기 계발 서적들을 많이 읽다 보면 내 삶으로 끌어들이고 싶은 것들이 생기고 그것들이 실제로 내 삶에 반영되었을 때의 만족감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았다. 머리에 있는 '앎'을 넘어서 '실행' 혹은 '실천' 하는 단계에 이르러야 만족할 수 있고 행복함을 느꼈다.
나를 무한히 계발하고 고도화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적어도 지금 삶을 대하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내가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이다. 그리고 선택한 길을 후회 없이 가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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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것에 관심이 생기자 독서 모임을 해보고 싶었다. 규모는 상관없었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책을 같이 읽고 느낀 점들을 나눌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았다. 다행히도 운동을 하는 사람들 중에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마음이 맞아 작은 모임을 만들게 되었다. 모두가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으니 생각하는 것도 느끼는 점도 모두 다를 것이었다.
우리는 돌아가며 리딩과 도서 추천을 하기로 했다. 서로가 자극이 되고 책을 다양하게 읽고 싶었기 때문이다. 첫 리딩은 공교롭게도 내가 맡게 되었다. 독서 모임 경험이 없었지만 잘 해내고 싶었고 내가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을 추천할 수 있다는 생각에 걱정보다는 설렘이 더 크게 다가왔다. 첫 리딩에 추천했던 책은 <부자의 그릇>이었다. 경제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경제 관련 서적을 제법 읽었는데, 그중 누구나 읽기 좋은 책인 것 같아서 추천했다.
<부자의 그릇> 은 경제 서적이지만 소설 형태로 풀어낸 경제 입문서이고,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집중해서 본다면 감동도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이작가야는 이 책을 보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경제 분야 입문이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있다면 읽어 보시라 추천드려 본다.
독서 모임도 어느덧 7개월에 접어들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다양한 책들을 읽었다. 그중에 소설 분야를 접한 것이 내 감성을 자극했던 것 같다. 이야기에 몰입하는 것이 좋았고 등장하는 인물들에 감정이입하는 경험은 나의 감정선을 다양하고 섬세하고 인식하게 만들었다. 어떤 것인지 몰라 동그랗게 뭉뚱그려져 있던 감정이 가느다란 실오라기처럼 하나하나 풀어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소설이 이야기의 전개이자 감정의 전개를 극적으로 만들어 내기에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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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지인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인생을 들여다보았다. 드라마 같은 인생이고 눈물 없이 들을 수 없었다. 그녀의 인생을 글로 써보자는 생각을 했을 때는 에세이 종류를 떠올렸었다. 담담하고 진솔하게 이야기를 써내려 가자는 생각이었다. 글의 목차를 적고 방향성을 생각하다가 문득 '이건 소설이어야만 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극적인 인생에는 극적인 표현 방식이 필요했다. 그녀에게도 내 생각을 전달했고 흔쾌히 허락을 했다.
그래서 난 소설을 쓰기로 했다. 제대로 쓰일지는 모르겠다. 얼마 만에 완성할지도 모르겠다. 이 소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