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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심여행자 Jul 09. 2024

건강해지는 맛의 보양식, 옻닭

오래된 구옥을 즐기는 즐거움. 대구 대현옻닭

골목길을 돌고 돌아 차를 세우고 들어가면 구옥의 네모난 마당이 펼쳐진다. 주방 오른편 기다란 마루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한창 바쁜 시간에는 가지런히 놓인 신발들이 족히 오십 켤레는 놓여있다. 사람이 적은 시간을 찾아갔다.


예약했는 데요. 다섯 명이요.


옻닭뿐이라 인원수만 이야기하면 된다. 안쪽방으로 가세요. 길쭉한 상앞에 방석을 깔고 앉았다. 그냥 앉으면 엉덩이가 차갑지 않고 시원함이 느껴진다. 구들의 매력이다.


뚝배기에 넘치는 닮긴 옻닭 반마리(좌)와 마당이 깊은 집(우)


재개발구역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집이었다. 이전을 준비하던 중에 개발이 중단돼 공사 가림판 끝에 집이 됐다. 돈이 없어서 옮기지 않은 것은 아닐 것이다. 음식뿐 아니라 장소로 노포를 기억하고 찾아오는 손님들에 대한 예의를 지킨 것이겠지.


반찬 좀 드릴까?

파김치랑 배추김치요.


말하는 사이 들고 온 뜨거운 옻닭국물을 부어준다. 모자라면 더 말씀하세요. 뜨끈한 국물 한 모금 홀짝거리는 데 반찬 가져다준 이모님이 다른 상으로 가서 반찬을 물으신다. 뜨거운 국물이 몸 안으로 들어가자 긴 숨이 흘러나왔다. 숟가락이 오갈수록 이마에 땀이 송극송글 맺힌다. 여름 보양식을 이야기할 때 소고기도, 돼지고기도 아닌 닭고기를 먼저 떠올리는 유가 바로 이 건강해질 것 같은 맛 때문이다. 어쩌면 옻닭이 아니라 이 분위기가 그리웠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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