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한 대에는 무려 3만 개가 넘는 부품이 들어간다고 합니다.
외관상으로는 단순해 보이는 그 한 대의 차가 부드럽게 움직이기 위해선,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부품들이 각자의 역할을 완벽히 해내야 하죠. 만약 그중 하나라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요? 겉보기엔 멀쩡한 것 같아도 어느 순간 자동차는 멈춰버리고 맙니다.
혹시 도로 한복판에서 차가 갑자기 멈춰 서 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 전날까지만 해도 아무 문제없던 차가 국도 한가운데에서 갑자기 멈춰버린 거죠. 얼마나 당황스럽던지요. 그 순간 도로 위에서 생긴 위험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운 좋게 지나가던 분들의 도움으로 갓길로 차를 옮기고, 안전 삼각대를 설치한 후 견인차를 불렀습니다.
카센터에 차를 맡긴 지 하루 만에 수리가 끝났다는 연락을 받고 차를 다시 몰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쯤 지났을까요? 이번에도 또다시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다시 길 한가운데서 차가 멈춰 선 것이죠. 이쯤 되니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
또다시 카센터로 끌고 가서 정밀 검사를 맡겼습니다. 3일 후, 정비사는 고장 원인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했습니다. 알고 보니 배선이 문제였다고 합니다.
눈에 띄는 부품이 아니라 보이지도 않는 아주 작은 전선 하나가 접촉 불량을 일으켰던 겁니다. 그 작은 선을 교체하고 나서야 자동차는 다시 완벽히 작동했습니다.
이 일에서 배운 교훈은 분명했습니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할 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작고 사소해 보이는 것이 전체 시스템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요.
가정이라는 공동체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가정을 움직이는 요소들은 얼마나 많을까요?
자동차의 부품만큼이나 복잡하고 다양할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것들부터,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감정, 공감, 경청, 배려, 사랑 같은 것들이죠.
한 번 생각해 보세요. 물질적인 것이 잠시 불편해지는 건 견딜 수 있지만, 정서적인 문제가 생긴다면 어떨까요?
예를 들어, 세탁기가 고장 나면 번거롭겠지만 해결할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가정 내에서 감정의 연결선이 끊기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가족들 사이에 비난과 무시가 흐르고, 소통이 단절되면 아무리 겉으로는 괜찮아 보여도 내부는 심각한 상태일 수 있습니다.
가정 내에서 정서적 '선'이 끊기면, 그것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닙니다. 가족들의 마음속에 이상이 생기고, 대화의 톤과 분위기까지 달라지게 됩니다. 자동차처럼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우리 가정, 뭔가 잘못된 것 같아.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라는 불안이 생기기 시작하죠.
그래서 중요한 건, 가족을 연결하는 정서적 선이 제대로 이어져 있는지 돌아보는 것입니다.
의사소통의 선 하나가 끊기면 그때부터 외로움과 소외감, 우울함이 고개를 들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공감의 선이 이어지면, 그 작은 연결 하나가 가족을 다시 회복시키는 힘이 될 수도 있죠.
오늘, 당신의 가정을 연결하고 있는 그 '선'은 어떤 상태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