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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지 May 30. 2024

5월 31일이 공휴일이 된다면

   5월은 무슨 무슨 날이 많았다. 달력의 검은 숫자를 보고 출근하는 직장인에겐 희망과도 같은 빨간 날들이라, 더욱이 설레는 5월이었다.


   사실 나는 5월의 공휴일들과 크게 관련이 없는 사람 중 하나다. 주변에 어린이가 있는 것도, 그렇다고 불교신자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장난감 백화점 앞을 지나면서는 아이처럼 괜스레 들뜨기도 하고, 길에 걸려있는 형형색색 연등을 볼 때면 은근히 축제 분위기를 느끼곤 했다. 무슨 무슨 날이라는 게 그렇다.


   그러다 5월의 마지막 날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물론 비공휴일이다. 바다의 날은 ‘바다 관련 산업의 중요성과 의의를 높이고 국민의 해양사상을 고취하며, 관계 종사원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목적으로’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라고 한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사시사철 다양한 해산물이 식탁에 오르고 있다. 곧 다가올 여름철 대표적인 휴가지 중 하나도 바다이다. 바다는 우리에게 먹거리를 내어주고, 휴식처도 제공해 준다.


   그렇다면 우리는 바다를 어떻게 대하고 있을까. 매년 우리 바다에는 해양쓰레기 14만 5천 톤이 새로 유입되고 있다. 해양쓰레기는 거북이와 같은 바다 생물의 신체 부위에 박히거나 목을 감아서 생존을 위협하기도 하며, 선박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무려 국내 선박사고의 10분의 1이 해양쓰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본은 7월 셋째 주 월요일을 바다의 날, 공휴일로 지정해, 국민 모두가 바다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갖는다. 해양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져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 지경까지 이른 지금, 우리에게도 바다의 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과거 식목일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정부 차원에서 산림녹화에 심혈을 기울인 것처럼 말이다.


   바다를 보고 있으면 답답했던 속도 뻥 뚫리는 것 같은 시원한 느낌이 든다. 과연 바다도 우리를 볼 때 그럴까.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다. 자연의 소중함을 떠올리는, 자연을 위한 공휴일이 하나쯤은 생기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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