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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현균 Jul 03. 2024

무시기 임현균의 그림 이야기

마티스의 <기다림>

<무시기 시즌4 – 일본 나고야 아이치현 미술관 탐방 03 – 마티스의 기다림>

그림 출처:  https://jmapps.ne.jp/apmoa/det.html?data_id=5292 

無작정

始작한

그림이야期~

:


신윤복 선생님의 여러 그림이 있지만, 저에게 가장 여운이 오래가고 애틋한 그림을 하나 골라보라면 <기다림>을 꼽겠습니다. 



대갓집을 상징하는 벽과 일반인은 아닌 듯한 가채, 그리고 뒷짐 진 손에 들린 스님의 송낙(모자)과 승복. 집에서 나오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인지, 지나가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인지, 아니면 집으로 오는 누군가일 수도 있습니다. 그 옆에 선 늙은 버드나무, 그 나무에서 이슬비 내리듯 줄기가 땅으로 척척 내리고 있습니다. 주르륵 내리는 버드나무 가지가 늙은 여인의 마음속에서 흐르는 눈물은 아니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봅니다. 


마티스의 그림이 아이치현 미술관에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제목이 <기다림>이었습니다. 두 여인이 누군가를 기다립니다. 과연 누구일까요?



[보이는 대로 읽기]

50 X 60 (cm)로 12호 유화 작품입니다. 멀리 바다와 수평선이 보이는 집입니다. 잘 차려입은 두 여인이 제목대로 누군가를 기다리나 봅니다. 왼쪽의 여인이 앞에 있는 오른쪽 여인의 고개 숙인 머리를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면 함께 기다려 주는 엄마나, 언니, 혹은 친구일 듯합니다. 오른쪽 여인은 하얀 블라우스에 검은색 상의, 물결 문양의 치마를 입었습니다. 두 사람이 열어놓은 창문은 암막창문(Persianas, 18세기 이후 유행한 페르시안(이란) 스타일의 덮개) 스타일입니다. 두 여인 사이에 있는 벽지에는 페이즐리(Paisley) 문양이 사선으로 여러 줄 그려져 있습니다. 



[화가 이야기]

마티스(1869~1954)의 삶에 있어서 이 작품이 그려진 1920년대 초반의 삶은 야수파(Fauvism)로서 더 정교한 스타일로 변하고 있던 시기입니다. 50세가 되면서 전쟁, 건강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색채는 더 화려해지는 시기입니다. 오달리스크 시리즈가 1924부터 더 많이 제작되기도 하는 시기입니다(1926, 1928). 



[보이지 않는 이야기]

아이치현에서 보관 중인 컬렉션은 찾기를 통해 서치 해보면 모두 4점의 작품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 점은 크로키와 리쏘그래프(판화) 작품이고 <기다림, Waiting, 1921-22>이라는 작품만 채색이 되어 있는 회화 작품입니다. 마티스가 니스에 머물던 시절(1917~1930)에 그려진 그림이니 배경으로 보이는 곳은 니스 해변가에서 가져온 것일 듯합니다. 


“모든 것이 거짓말 같고, 어이없고, 매혹적이다. 나는 매일 아침 황홀한 태양 빛을 보게 되었고, 그 행운을 믿을 수 없었다. 나는 니스를 떠나지 않기로 결심했다 – 앙리 마티스”


아름다운 니스 해변에서 이 두 여인은 누구를 기다리는 것일까요? 검은 옷을 입은 것이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날 시각장애인의 날이었고, 저는 어떤 영어를 아주 잘하는 일본인 시각 장애인을 만났습니다. 그녀는 한 동안 이 그림 앞에서 머물며 손으로 읽을 수 있는 요철 그림판 위에서 한 동안 머물러 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시력을 잃었지만 색깔을 어떤 느낌으로 어렴풋하게 인지하기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색깔은 각각 파장을 가지고 있는데, 중간 초록색이 550 nm의 파장을 가지고 있고 보라는 400 nm, 가장 긴 파장의 붉은색이 800 nm 부근입니다. 손 끝에 진동 장치를 붙여서 색깔별로 진동을 손끝에 주면 색깔 감상이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75>

The Animals의 앨범 <The House of the Rising Sun, 1964>은 매우 유명한 곡이지요. 뉴올리언스의 노동자들이 술 한잔 걸치면 불렀다는 민요에 여러 사람들이 노랫말을 붙여 편곡하여 불렀습니다. 재미있게도 영국의 그룹인 <The Animals>라는 밴드가 이 노래를 가장 유명하게 만들었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JEX526L7CDA 


가사에서 보이는 rising sun은 도박장이나 매춘업소 등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젊어서 잘못된 길을 가는 바람에 인생을 망쳤으니 조심하라는 노래인 셈입니다. 가사를 몰랐을 때는 rising sun이 희망을 의미하는 줄 생각했습니다. 뉴올리언스에 가면 “태양의 집”은 조심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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