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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현균 Nov 01. 2024

무시기 임현균의 그림 이야기

농민의 결혼식 / 피터 브뤼헐

<무시기 시즌4 –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탐방 79– 피터 브뤼헐 10>

그림 출처:  https://www.museodelprado.es/ (프라도 미술관), 위키 백과 등

無작정

始작한

그림이야期~

:


어제 시월의 마지막 날이었네요. 가수 ‘이용’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겠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시월의 추억이 하나쯤은 있습니다. 뇌의 주요 기능은 기억하기가 아니라 지우기입니다. 수없이 많이 들어오는 정보는 열심히 지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뇌 속에는 기억할 장소가 더 없어서 삶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기억도 못하게 됩니다. 어쩌면 치매는 지워야 하는 기능이 과해서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게 기억을 모두 지워버려서 그렇게 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뇌는 기능을 최소 한 가지는 충실하게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피터 브뤼헐의 그림 중에서 오늘은 농민의 결혼식(The Peasant Wedding, 1567-1568)입니다.


[보이는 대로 읽기]

며칠 전에 본 <네덜란드 속담, 1559>에서 좌측 상단의 지붕 위에 널려있던 둥근 접시를 기억하면 <농민의 결혼식, 1567~1568>의 전경에 보이는 둥근 접시를 금세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갈레트로는 지붕을 엮을 수 없다”라는 속담은 쓸데없는 물건으로 지붕을 덮을 수는 없지만, 잔치에서는 가장 중요한 물건으로 등장합니다. 갈레트는 프랑스 브르타뉴 지방에서 유래한 둥글고 넓적한 케이크입니다. 



밀이 적합하지 않은 지역에서 메밀로 만든 파이 같은 것입니다. 장소는 뒤편의 벽을 보면 짚을 쌓아 놓은 곳이라서 큰 마을 창고처럼 보입니다. 이전에 이 그림을 한번 다뤘는데, 짚을 쌓아 놓은 곳 중에서 녹색의 천을 걸어 놓고 왕관 같은 것을 쓰고 다소곳하게 앉아 있는 여인이 신부입니다. 사람이 많은데 가장 첫 번째로 앉았을 곳에는 마을의 유지로 보이는 복장이 멋진 분도 보입니다(맨 우측 남자와 여인).  여인들 모두 흰 두건을 쓰고 있습니다. 



[화가 이야기]

피터 브뤼헐의 그림의 진가는 그의 관찰력과 다양하고 생생한 묘사에 있습니다. 묘사를 잘한다는 것은 관찰과 관심이 남다른 효과일 것입니다. 농민 문화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화가의 그림이기에 후대에서도 높은 가치와 평가를 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일 듯합니다. 


[보이지 않는 이야기]

잔치의 부산한 분위기지만 그림은 차분하게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흥겹고 생동감이 넘치는 부분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신부의 왕관은 화관이고, 오른쪽으로 부모로 보이는 분들도 보입니다. 신부 앞의 상에는 뼈가 있는 고기도 구워져 놓여 있습니다. 마을의 유지로 보이는 복장이 멋진 분은 촌장으로 분석되는데, 브뤼헐은 자기 얼굴을 그려 놓았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합니다. 촌장은 칼을 차고, 개도 동행했습니다(상 밑). 음식을 나르는 넓은 판은 문짝을 떼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술을 따르는 남자에서 보이는 술은 색깔로 보아 맥주로 보입니다. 벽에 보이는 x 자로 엇갈려 묶은 볏단은 축복을 상징합니다. 신부 머리 위에 걸려있는 종이 왕관은 신랑의 것으로 보입니다. 신랑, 어디 갔을까요? 우리나라 같으면 발바닥 맞으러 갔겠지만 궁금하네요. 





<무시기 사랑방: 죽기 전 들어 보아야 할 앨범 1000 - 140>

어제 2024년 시월이 모두 지나갔네요. 그리고 시월의 마지막 밤도 지나갔습니다. ‘이용’이라는 가수보다는 젊은 사람들은 싱어게인2 7호 가수(김소연)를 더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잊혀진 계절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NtX-JD-R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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