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폰을 바꾸게 되었다.
매번 오늘의 편리함을 내일의 불편함으로 바꾸는 마법을 부려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를 부추기는 대표적인 물건이라 할 수 있겠다.
재밌는 것은 새로운 폰이 출시되었을 때 소비자들이 그에 대응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째는 보통 2년 주기의 통신사 약정이 끝나면 습관처럼 새 폰으로 갈아타는 사람들과 두 번째는 매년이라는 짧은 주기에 별다른 새로운 것이 나올 리 없다고 생각하며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들이다.
나 같은 경우는 후자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데 신기술에 대한 관망 때문에 오래 쓰면서 기다렸다기보다는 일단 손에 들어왔다 하면 물건들이 잘 마모되거나 망가지지를 않는 스타일이라 양심상 바꿀 수 없었다는 게 구체적인 이유라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도 폰 교체를 피해 갈 수 없는 요소들이 몇 가지 있으니 바로 시대에 변화에 따라 증가하는 앱 용량에 의한 용량 부족과 곧 다가올 업데이트 미지원 문제이다.
이번에 구매한 화이트 티타늄은 각도에 따라 때로는 창백한 화이트 때로는 은은한 진줏빛이 감돌기도 한다.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폰 XS는 64기가는 굳이 게임 같은 걸 설치하지 않아도 즐겨 쓰는 몇몇 앱과 약간의 사진만으로 저장 공간 부족 알림이 기승을 부린다.
OS 업데이트 또한 올해가 마지막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필수 앱들이 갑자기 구동을 멈출 가능성이 있으므로 6년이나 사용했지만 나름 한걸음 미리 교체하는 셈이다.
폰의 교체주기가 길면 장점이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현재 쓰고 있는 폰에서 갈아탈 정도로 성능적인 메리트가 있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6년 정도 쓰게 되면 디자인부터 성능까지 모든 면에서 풀체인지가 된 궤를 달리하는 폰을 받아보게 되니 사실상 손해 볼 사항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눈에 띄게 체감되는 차이점은
-120hz의 화면 주사율.
-풍성해지고 스테레오 이미지가 뚜렷해진 내장 스피커.
-원래도 좋았지만 한층 더 좋아진 화면 해상도.
-5배율 망원 렌즈
-새것을 사 좋아진 기분
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나저나 곧 업데이트된다는 애플 인텔리전스는 작년에 출시되어 아직 현역인 15 일반 모델은 지원하지 않고 윗급인 15 pro 모델부터 적용된다는 소식이 있다.
사실이라면 이 점은 의아하기도 하고 안타까운 행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그 기능을 유용하게 쓰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을 사람도 있겠지만 최신 폰에 근접한 제품을 갖고 있는 구매자들에게까지 그런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면 곤란하다. 적어도 발매 3년 차쯤인 제품들까지는 지원해 주는 것이 인지상정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