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널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은데
기억하기 싫은 이름이 들려오면
옷깃에 얼굴을 묻는다
사랑을 후회한 적은 없지만
그때의 너에겐 속에서 뜨거운 것이 치밀어오른다
모두가 가여워했던 내 사랑은
한 번 네게 다가서지도 못했다
차라리 미안하다, 미안하다 말해줬으면 좋았을 것을
알 수 없는 메시지만 남긴 채
너는 모습을 감추기 일쑤였다
모두가 끝이 나고
이제 와 이런 얘기가 무슨 소용 있겠냐만은
아직도 사람들은 가끔 내게 묻는다
그때의 너를, 또 그때의 나를
폭풍처럼 닥쳐왔던
그 거센 감정의 물결에 나는 휘말렸다
잡힐 듯 했던 너의 손은 끝내 닿지 않았다
그뿐이다.
미안하지만
나는 널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다
2015년 10월 13일 화요일 새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