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도 전년처럼 회사 내애서 입지가 아주 좋았어. SVP이던 D씨도 EVP로 승진하고 나랑은 두 달에 한번 1대 1 미팅을 잡아줄 정도로 잘 챙겨주었어.
하루는 인더스트리 CCO 라운드테이블에 A사 대표로 가셨는데 옆에 내 전직장인 D사의 중국계 VP Y 씨랑 앉았데. 둘이 이야기를 하다 Y 씨가 A회사에서 이번에 자기 D회사로 많은 사람들이 왔다고 약간 약 올리면서 말했데.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A사는 Home-Grown문화야 그래서 사람들이 보통 다른 회사로 나가지 커리어 중간에 A사로 가는 경우는 별로 없어. 그래서 D가 이야기했데 우리도 너희 D사에서 데려온 애가 있다고 Goo라고 했더니 Y 씨가 물론 농담이겠지만 더 이상 D사에서 데려가지 말라고 이야기했데. 출장에서 돌아와서 기분이 좋았는지 나한테 이야기해 주더라고.
암만 3억 넘는 인구의 미국이라도 인더스트리는 작아 다들 한 다리 건너면 알정도로. 그래서 추천이직제도가 강한 거고 어느 회사에서건 자기 평판을 유지하고 관계를 잘해두는 게 중요해. 지금 옆에 있는 사람이 언제 내 귀인이 될 수도 아님 나를 떨어지게 만드는 레퍼런스가 될 수도 있으니깐.
말 그대로 나는 D 줄을 탄 거야. 주위에서는 Goo is D’s man이라고 불릴 정도로. 뭐 아부를 떨고 학연/지연으로 엮인 것도 아니지만 미국에서도 누군가 좋게 봐주면 끌어주는 문화가 있어. D사에도 VP였던 S 때문에 그렇게 빠른 승진이 가능했고 A사에서는 D가 나의 스폰 서였던 거야. A사에서는 진급 시 스폰서가 있는지를 공식적으로 요구해. 멘토는 그냥 조언을 주는 사이라고 생각한다면 스폰서는 이 사람을 승진시켜라 내 평판을 걸 테니..라고 할 정도로 한 단계 더 나가는 관계야. 어느 정도 오랜 기간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이 되어야 하는 관계이고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제 스폰서가 돼주시겠냐 물어볼 수가 없어. 느낌으로 아는 거지.
2016년 연말도 거의 최고평가를 받고 RSU에 President 그랜트라는 엑스트라 RSU까지도 받았어. 현재 소비자 사업부의 롤에서도 거의 2년이 되어갈 때야. A사는 한롤에서 2년 정도 보내면 내부이동 하는 걸 추천해. 새로운 걸 배우고 그러면서 다양한 파트너랑 일하게 되니 네트워크를 늘리라고. 나도 슬슬 다음 롤을 무엇을 할지 생각할 때였어.
하루는 D 씨가 나를 불렀어 스몰비즈니스 사업부에 자기 밑에서 일하던 S가 디렉터를 뽑으니 거기로 가라고. 가서 소비자 사업부뿐만 아니라 스몰비즈니스의 리더들도 너를 스폰서해주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서 Pricing전문가로 브랜드가 굳어가는 건 좋지 않고 가서 Lending 즉 대출이 전문인 Brand를 만들라고. 솔직히 옮기기 싫었어. 그럼 지금 내 최고의 스폰서인 D밑에서 나가는 것이고 스몰비즈니스 사업부는 아는 사람도 한 명도 없었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건데 여기 소비자 사업부에서는 이미 다진 게 있으니 연말평가를 잘 받을 것도 뻔한데.
회사 내에서 밑을 만한 VP들과 이야기해 봤어. 그들의 조언은 믿고 가라는 거야. 좋은 자리가 아니면 너한테 추천할리가 없다고. 다시 D를 만나서 가겠다고 이야기했어 그리고 앞으로도 2 달마다 만나는 1대 1 미팅도 계속하게 해달라고 부탁을 했어.
2017년 초 나는 스몰비즈니스 스페셜 기업대출 부분으로 옮기게 돼.
늦게 퇴근하던 날의 Ocul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