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워주는 건, 나일까 너희일까. 너희만 모르는 이야기
어제 고요의 시간, 어둠 속에서 고요히 글 쓰는 시간을 보내고 잘 준비를 마친 후, 침대에 누웠다. 아마도 1시 즈음이었을까 싶다. 새 휴대폰을 장만하고 그 휴대폰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던 신랑도 이제는 자야겠다며 따라 들어왔다. 침대에 들어와 바로 잠들지 못하고 30분 이상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쩌면 국룰이다. 그렇게 우리가 잠든 시각은 아마도 새벽 2시 쯤이었을 듯 하다.
아침에 일어나니 역시나 몸이 무겁다. 알람이 울려 깨어난 것이지만 그 때도 타이머로 '5분'을 맞춰두고 이불을 조금더 끌어안고 밍기적거렸다. 더 이상은 안된다. 벌떡 일어나 신랑과 당번을 정한다. "먼저 씻을래, 아님 애들 아침??" 오늘의 신랑은 먼저 씻기를 선택했다. 빨리 씻고 나오겠다는 의지를 보이려는 듯 휴대폰을 거실 충전기 선에 꽂아두고 화장실로 향한다. 아침 식탁을 차려두고 바톤터치를 하기 위해 나도 얼른 움직인다. 식빵에 딸기잼을 발라 접시에 하나씩 올려두고 계란후라이를 하나 완성한 후, 딸래미를 깨운다. 두번째 계란후라이를 올리고 아들을 깨운다. 화장실에 가 아이들 칫솔에 치약을 짜서 또 거실에 올려두고 나니 신랑이 씻고 나왔다. "나 이제 들어간다~ 애들 옷은 못 꺼내놈. 챙겨줘." 그렇게 바톤터치를 한 후, 나도 후다닥 씻고 나왔다. 분명히 일어난 직후에는 비몽사몽이었는데 이렇게 빨리 빨리 움직이다 보면 언제 졸렸냐는 듯 정신이 바짝 든다.
그렇게 아이들을 보내고 출근을 하고 하루 종일 또 바쁜 학교생활을 한다. 졸리다는 생각을 할 틈도 없이 오전 시간이 지나갔다. 그리고 점심까지 맛있게 먹었다. 지난주와 이번주는 수, 목, 금요일 6일이나 사당으로 교육을 들으러 간다. 5교시 시작하면서 아이들에게 "선생님 간다~ 내일 보자" 인사를 하고 사당으로 출발했다. 사당까지 가는 길은 너무나 멀지만 학교를 탈출(?)한다는 생각에 가는 길은 그래도 즐겁다. 그런데 연수를 듣는 중 급 졸음이 몰려왔다. 강의내용이 졸린 건 절대 아니었는데, 이건 아마도 부족한 잠 때문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쉬는 시간에 잠시 눈을 붙이고 어찌저찌 졸지 않고 잘 들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퇴근길이라 늘 1시간 30분 이상이 걸린다. 쌩쌩 달릴 수도 없는 길이라 다시 졸음이 밀려오면 어쩌나 싶었다. 그래도 다행히 무사히 집으로 왔다.
집에 일찍 와 피로를 살짝이라도 푼 신랑이 퇴근한 나를 보자마자 말했다. "글쓰기 지금 하는 게 어때?" 아이들 재우고 또 노트북 앞에 앉아있느라 늦게 잘까봐 미리 시간을 준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고요하지 않은 시간에 일찍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 집 아이들 루틴 상 오늘은 내가 글 쓸 동안 아이들끼리 씻고 잘 준비를 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나도 마음 편히 방에 들어왔다. 고맙네, 우리 신랑. 요즘 본의 아니게 내 퇴근도 늦어서 내가 도로에 잡혀있는 동안 아이들 밥도 차려주고, 늦게 귀가한 내 밥도 차려주고, 지금 뒷정리도 하고 있다. 마음이 편안하니 다시 눈이 감기려고 한다. 배도 불러서인지 노곤~하다.
오늘은 아이들에게 기분 좋게(?) 얘기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엄마랑 같이 자자, 재워줄게." 과연 오늘 내가 너희를 재워주는 것일까, 너희가 나를 재워주는 것일까. 그건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알지만, 너희는 모를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