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야기책 상징 읽기
글·그림 이미숙 / 밥북
30년 간 국어교사로 봉직했다. 명예퇴직 후에 <우리말글연구소>를 열어 우리말과 글을 연구하며 칼럼을 쓰고 강의를 한다. 한편 동화를 창작하고 그림을 그린다.
우리 국민의 품격 있는 언어생활을 위한 <내 품격을 높이는 우리말 사용 설명서>, 효율적인 독서지도법을 알려 주는 <아이의 독서 능력을 키워 주는 독서대화>, 어린이들의 바른 언어생활을 위한 창작 동화 <말이 통해야 말이지>를 출간했다. 세 책에 삽화도 직접 그려 넣었다. 요즘은 온 가족이 함께 읽을 그림이야기책을 쓰고 그린다.
토끼풀 숲에서 태어난 노란 점박이 애벌레는 풀잎들의 아낌없는 헌신과 보호를 받으며 자란다. 어느 날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나비를 보고 자신도 나비가 되기를 꿈꾼다. 성장을 거듭하며 꿈을 키우던 애벌레는 고치 속에서 내적 성숙을 위한 기도의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멋진 날개를 가진 점박이 노랑나비로 다시 태어난다. 꽃들이 주는 꿀을 탐하던 점박이 노랑나비는 꽃들이 자신 때문에 열매를 맺는다는 걸 알게 된다. 자신의 삶과 꿈이 곧 다른 이들의 삶과 꿈을 돕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참된 행복을 느낀다.
표지에는 바구니를 든 노란 나비가 꽃들 위를 날며 가루를 뿌리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꿈을 나르는 나비’라는 제목이 상징적이다. 나비는 의인화한 모습이다.
첫 장면이다. 색색의 나비들이 토끼풀 꽃과 어우러진 그림이다. 주인공이 여기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주인공이 누구인지 아직 모른다.
다음 장면에서 독자들은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아본다. 토끼풀잎 뒷면에 작은 알이 붙어 있다. 알을 보호하기 위한 어미 나비의 눈물겨운 모성이 느껴진다.
알에서 곧 깨어난 애벌레는 풀잎을 뜯어 먹으며 쑥쑥 자란다. 풀잎들은 기꺼이 자기 몸을 내어 애벌레를 먹여 주기도 하고 따가운 햇빛과 차가운 비로부터 보호해 주면서 애벌레의 성장을 돕는다.
애벌레는 어느 날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아름다운 나비를 보고 자신도 나비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고서 꿈을 향해 부지런히 성장한다.
다 자랐나 봐요.
꿈이 익은 만큼 몸이 무거워졌어요.
어느덧 외적 성장을 마친 애벌레는 스스로가 달라져야 함을 느낀다.
거듭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해요.
기도의 시간
성숙의 시간······
나는 골방 속으로 들어갔어요.
애벌레는 새로운 몸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조용히 기도의 시간을 갖기로 한다. 그것은 새 삶에 필요한 내적 성숙을 이루기 위한 인고의 과정이다. 애벌레는 스스로 어두운 고치 속으로 들어간다. 애벌레가 나비로 우화하기 전 고치 속에서 변신를 준비하는 과정을 의인화한 표현이다.
애벌레가 나비로 다시 태어났다. 풀잎 위를 기어다니던 애벌레와는 완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제는 날개를 달고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로운 생명체인 나비로 거듭난 것이다.
꿀을 찾아다니던 나비는 처음 보는 예쁜 꽃이 자신을 기다렸다고 하자 의아해한다. 더군다나 자신을 가리켜 꿈을 날라 주는 배달부라고 하는 말을 듣고 어리둥절해한다.
꽃이 아낌없이 제공하는 꿀을 배불리 먹고 꽃가루를 받아든 나비는 비로소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자신으로 인해 다른 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 지금껏 풀잎들이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베풀어 준 것처럼 자신도 다른 이들의 꿈과 행복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나비는 자신의 삶에 참된 행복을 느낀다.
자신을 위한 풀잎들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알던 애벌레는 외적 성장과 내적 성숙을 이루어 나비가 된 후 꽃들의 꿈과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자신의 존재와 삶이 가치 있음을 깨닫는다. 다른 이들의, 자신을 위한 헌신을 당연하게 받기만 하던 지난날의 이기적이고 의존적인 삶을 뛰어넘어, 이제는 다른 이들을 행복하게 하며 스스로도 행복할 수 있는 삶을 사는 성숙한 삶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꽃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꽃가루를 나르는 배달부로서 나비는 행복해한다.
이 책은 꿈과 행복에 관한 이야기이다. 점박이 노랑나비의 삶을 보며, 우리의 삶과 행복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점박이 애벌레는 토끼풀 숲에서 아주 작은 생명체로 태어났지만, 주위의 따뜻한 보살핌과 헌신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란다. 풀잎과 꽃들은 마치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애벌레를 보살핀다. 어느 날 나비를 본 애벌레는 자신도 나비가 되고 싶은 꿈을 품는다. 이 꿈은 현재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삶에 대한 바람이자 자유에 대한 열망이다.
애벌레는 부단히 성장한다. 외적 성장을 이룬 뒤에는 꿈을 이루기 위한 내적 성숙의 단계를 준비한다. 그것은 새로운 자신으로의 도약을 위해 스스로 고치 속이라는 어둡고 고독한 세계에 들어가 자신을 철저히 성찰하고 개선하는 일이다.
드디어 고치에서 깨어나온 나비는 마침내 멋진 날개를 펼쳐 날아오른다. 꿈이 성취된 것이다. 하지만 나비는 꽃을 만나면서 자신의 참된 꿈을 새롭게 발견한다. 자신과 다른 이가 함께 행복해자는 꿈 말이다. 나비는 꽃의 수분을 돕고, 꽃은 나비에게 양식을 공급해 주며 더불어 행복한 삶, 서로의 꿈과 행복을 돕는 삶에서 나비는 참된 행복을 느낀다.
이 책은 단순히 나비의 성장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삶에 관한 이야기다.
누구나 어릴 때는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의 헌신과 사랑을 받으며 꿈을 꾸면서 성장한다. 점차 성숙하면서 자신이 받은 많은 것들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의 삶과 행복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된다. 자신의 꿈이 단지 개인적인 성취에 그치지 않고, 다른 이들과 더불어 행복한 삶을 향해 나아가기를 바란다. 우리가 추구하는 꿈과 성공이 다른 사람의 행복과 유익이 될 때, 비로소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메시지이다.
<꿈을 나르는 나비>는 어린이들에게 꿈을 품게 하고, 어른들에게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참된 행복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읽을 그림이야기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