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당했는데 증명할 수가 없다.
분홍색의 마음을
검은색 선들이 공격한다.
그리고 그들이 뚫고 지나간
분홍색 마음에는
빨간색 피가 흐른다.
그 피가 모여 바다를 이루고
그 바다는 또 다른 검은색 악을 만들어 내어
'상처'인 ‘피’
그리고 '복수심'인 '악'이
섞인다.
안타까운 건
이 근본적인 원인,
가해자인 검은색 선의
정확한 발원지는 모른다.
이미 상처 입었고
피를 흘리고 있고
그것으로부터 생성된 복수심이
섞여 바다를 이루고 있는 상태에서는
그 상처를 준 가해자를 찾아낼 수 없다.
아니, 어쩌면
피해자는 가해자를 알 수 있다.
그렇지만 피해자는
제삼자에게 가해자가 누구인지,
정말 그 가해자의 가해 사실이 확실한지를
증명하지 못한다.
피해자는 분명하지만
가해자는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