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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필심 Aug 03. 2024

괴물

사실은 불안

당신 또 괴물이 괴롭히네요

당신을 마비시키고

또 목을 조르고

자꾸 숨 쉴 이유를 빼앗으려 하네요


당신은 알고 있어요

스스로 숨통을 끊을 생각은 없다는 걸


단지 사랑받고픈 거죠


사람으로부터 수혈받고 싶지만

불안하죠


사람은 가변적이고 영원하지 않으니까


스스로 목을 축이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게 너무 안타깝네요


어쩌다 스스로 갈증을 해소할 때도 있죠

그럴 땐 나도 기뻐요


근데 사람을 통해서는

물이 아니라

당신이 좋아하는 탄산음료를

먹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더 달콤하죠

그래서 더 짜릿하죠


하지만 영원히

그것만 마실 수는 없잖아요


그 괴물을 매개로

사람들을 만나려


끊임없이 시도하지만

그런 자신도 보기 싫잖아요



그 괴물,

사실은 불안



몇 년 전 상담사와 함께

그렇게 부르기로 했잖아요


그의 나이는 당신과 같다고

당신 스스로 말했죠


당신이 살아온 만큼

곁에 있었다고


실체가 안 보이고

불쑥 나타나서

어느 순간 사라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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