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위한 동화
지민이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 '쳐다보지 마시오' 쪽지를 붙이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을 유튜브에 올려 연예인이 된 것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친구들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내가 한 짓 때문에 친구들이 얼마나 힘들어했는데..."
지민이는 중얼거렸다.
"이제 와서 어떻게 말해?"
그때, 현관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지민아, 네 친구들이 왔대!"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민이는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방문을 살짝 열어 복도를 내다보니, 하율이, 서하, 준우를 포함한 친구들이 거실로 들어서고 있었다.
"아, 네... 지민이는 지금 좀 피곤해서 쉬고 있어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동안 방송 일로 바빠서 많이 지쳐있거든요."
지민이는 재빨리 방문을 닫고 침대 밑으로 숨었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아... 그렇군요."
하율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희가 갑자기 찾아와서 죄송해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엄마가 대답했다.
"사실... 지민이가 요즘 유일하게 우리 집에 돈을 벌어오는 사람이에요. 그 애 덕분에 우리 가족이 먹고살 수 있어요."
방 안의 지민이는 엄마의 말에 눈을 질끈 감았다.
'엄마, 제발...'
"그렇군요..."
서하의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들렸다.
"저희는 지민이가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걱정됐어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때 서하가 갑자기 말했다.
"어? 저기 책상 위에 있는 메모... 글씨체가 지민이 것 같은데."
지민이의 심장이 더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응? 어떤 거?"
하율이가 물었다.
"저기, 노란 포스트잇에 적힌 거.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말이야.."
서하가 대답했다.
지민이는 숨을 죽이고 친구들의 대화를 들었다.
'제발, 알아채지 마...'
그때 준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 그게 뭐가 중요해? 지민이가 힘들어하는데 글씨체가 뭐가 중요해?"
준우의 말에 모두가 조용해졌다.
"그래, 네 말이 맞아."
서하가 조금 부끄러운 듯이 말했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지민이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생각하는 거야."
"맞아,"
하율이가 동의했다.
"지민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 줄 몰랐어. 우리가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친구들의 대화를 들으며 지민이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죄책감과 동시에 따뜻함이 가슴 속에서 퍼져나갔다.
"우리, 지민이한테 편지라도 써놓고 갈까?"
민지가 제안했다.
"좋은 생각이야!"
하율이가 밝게 대답했다.
친구들은 지민이에게 짧은 편지를 써서 책상 위에 올려놓고 조용히 집을 나섰다.
그들이 떠나고 한참 후, 지민이는 조심스럽게 침대 밑에서 나왔다. 책상 위의 편지를 집어 들었다.
"지민아, 네가 힘들어하는 줄 몰랐어. 미안해. 우리가 늘 네 옆에 있을게. 힘내!"
지민이는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이제 그는 결심했다. 모든 것을 친구들에게 털어놓고 용서를 구해야겠다고.
창밖으로 노을이 지고 있었다. 새로운 날의 시작을 알리는 듯한 붉은 빛이 지민이의 방을 따뜻하게 비추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