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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도리 Oct 17. 2024

업로드된 진심

초등학생을 위한 동화

7장 지민이의 고민


5학년 2반의 현장체험학습 날이 밝았다. 아이들은 들뜬 마음으로 버스에 올랐지만, 지민이의 마음은 무거웠다.

"지민아, 괜찮아?"

옆자리에 앉은 하율이가 물었다.

지민이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응, 괜찮아. 그냥 좀 피곤해서..."

버스가 출발하고,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차 안을 가득 메웠다. 하지만 지민이의 머릿속은 복잡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어떻게 해야 하지? 계속 유튜브를 하면 가족을 도울 수 있지만, 친구들에게 거짓말을 계속해야 해. 그만두면... 우리 집은 어떻게 되는 거지?'

점심 시간, 아이들은 도시락을 펼쳐들었다. 지민이는 혼자 떨어져 앉아 음식을 뒤적거렸다.

"야, 지민아."

준우가 다가와 앉았다.

"너 요새 많이 힘들어 보여."

지민이는 놀라 고개를 들었다. 준우의 눈빛이 평소와 달리 진지해 보였다.

"그... 그냥 좀 피곤해서 그래."

지민이가 얼버무렸다.

준우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을 이었다.

"너... 모든 걸 다 털어놓고 싶지 않아?"

지민이의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설마 준우가 다 알고 있는 걸까?'

"무... 무슨 소리야?"

지민이가 더듬거리며 물었다.

준우는 한숨을 쉬었다.

"지민아, 난 다 알아. 네가 그 쪽지를 붙인 거, 유튜브에 우리 반 영상 올린 거... 그리고 네 가정 형편도."

지민이는 말문이 막혔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어... 어떻게 알았어?"

지민이가 겨우 말을 이었다.

"너 몰래 찍을 때 내가 본 적 있어. 그리고 네 집에 갔을 때 네 엄마가 하신 말씀도 들었고."

준우가 대답했다.

지민이는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난 그저..."

"알아, 네 가족을 돕고 싶었던 거지?"

준우가 말을 이었다.

"근데 지민아, 이렇게 계속 가면 넌 더 힘들어질 거야."

그때, 멀리서 하율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 준우야! 지민아! 이리 와! 다 같이 사진 찍자!"

준우가 일어섰다.

"가자, 지민아. 우리 친구들이 기다려."

지민이는 망설였다.

"난... 못 갈 것 같아. 어떻게 얼굴을 들고..."

준우가 지민이의 손을 잡았다.

"괜찮아. 네가 준비됐을 때 말하면 돼. 그때까지 난 네 편이야."

지민이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자신의 비밀을 들킨 것이 두렵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고마워, 준우야."

지민이가 훌쩍이며 말했다.

둘은 천천히 친구들 쪽으로 걸어갔다. 멀리 보이는 친구들의 웃는 얼굴을 보며 지민이는 생각했다.

'언젠가는... 꼭 모든 걸 말해야겠어. 그때 우리 친구들이 나를 이해해 줄까?'

해가 저물어갈 무렵, 버스는 학교로 돌아왔다. 지민이는 집으로 가는 길에 결심했다. 더 이상 혼자 고민하지 않기로. 그리고 언젠가 용기를 내어 모든 것을 털어놓기로.

"지민아, 내일 학교에서 보자!"

하율이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지민이는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들었다. 내일은 새로운 날이 될 것이다. 아직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이제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지민이의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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