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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샤 Aug 11. 2024

[한자 에세이]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

한자로 알아보는 세상 이야기 11

과거와 미래 둘 중에서 마음이 향하는 곳은 어디이신가요? 저는 간혹 과거를 생각하면 후회되는 일이 떠오르고, 즐거웠던 추억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미래를 생각하면 기대되고 즐거운 일이 생각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불확실한 모습에 불안하기도 하죠. 과거와 미래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과거(過去)란 過(지날 과), 去(갈 거)로 이루어진 단어로 한자의 뜻을 가지고 풀이하면 '지나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과거란 말 그대로 이미 지나간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죠. 過(지날 과)는 크게 두 가지 뜻을 같습니다. 첫째는 '지나가다'입니다. 대강 보고 넘어간다는 의미의 간과(看過), 일이 지나가는 경로라는 의미의 과정(過程)이 있습니다. 둘째는 '과오/잘못하다'입니다. 잘못한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일을 사과(謝過), 주의를 잘 살피지 않아 생기는 잘못을 과실(過失)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하나의 한자라도 여러 의미가 담겨있을 수 있습니다. 한자가 어떤 맥락에서 활용되었는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과거에 빠져있으면 자신의 부족했던 모습, 후회되는 순간이 떠오릅니다. 오래된 과거는 좋은 일이 떠오르는데, 최근의 과거는 안 좋았던 일만 떠오릅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어느 정도 맞는 듯합니다.




미래(未來)란 未(아닐 미), 來(올 래)로 이루어진 단어로 한자의 뜻을 가지고 풀이하면 '아직 오지 않은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未(아닐 미)는 특정 단어 앞에 붙으면 부정의 의미를 만들어 줍니다. 不(아니 불), 無(없을 무)와 같이 부정의 의미를 더하는 공통점이 있지만 의미 측면에서 약간 다릅니다. 未(아닐 미)는 특정 시기를 상정하고 있는 단어와 주로 결합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완성의 시기가 정해져 있지만 '아직 완성하지 못한 경우'를 미완성(未完成)이라고 하고, 개봉을 할 예정이지만 '아직 개봉하지 않은 것을 미개봉(未開封)이라고 합니다. 또한, 아직 무르익지 않은 경우를 미숙(未熟), 아직 알지 못하는 경우를 미지(未知)라고 합니다. 이처럼 未(아닐 미)라는 한자는 주로 특정 시기와 연관되어 있고 '아직 아니다'라는 의미가 두드러집니다.


미래에 한없이 높은 기대를 갖고 있다면 현실과의 괴리로 불안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 낮은 기대를 갖고 있다면 비관적인 성향으로 열정과 노력을 쏟을 동기를 찾기 어렵습니다. 자신의 현재 위치를 잘 파악하고 그에 맞는 미래 기대치가 설정되어 있다면 더 나은 자신으로 나아가는 성장 동력이 잘 갖춰질 것입니다. 현재 자신이 어느 위치인지 돌아보는 게 중요하겠죠?




현재(現在)란 現(나타날 현), 在(있을 재)로 이루어진 단어로 한자의 뜻을 가지고 풀이하면 '내 앞에 나타나 있는 것' 정도가 되겠네요. 이 순간, 지금 앞에 나타나 있는 것이니' 지금의 시간'을 일러 '현재'라고 하나 봅니다. 在(있을 재)라는 한자는 有(있을 유)와 잘 구분하는 게 중요합니다. 한자의 뜻이 똑같다고 해서 활용까지 같지는 않습니다. 在(있을 재)는 '존재하다'라는 의미로 존재, 장소, 위치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반면 有(있을 유)는 '가지다'라는 의미로 소유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있다'라는 공통 뜻으로 인해 비슷해 보이지만, 쓰임이 다른 한자입니다. 在(있을 재)가 활용되는 한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잠겨 있어 드러나지 않는 상태를 잠재(潛在)라고 하고, 창고에 쌓인 물건을 일러 재고(在庫)라고 합니다.


'present'이라는 단어의 뜻은 '현재의~'입니다. 과거와 미래가 아닌 바로 지금 현재를 의미하죠. present의 다른 뜻은 '선물'입니다. 참 오묘합니다. 현재와 선물이라는 의미가 하나의 영어 단어에 들어있다뇨. 과거와 현재를 잊지 않고 염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집중해야 하는 순간은 바로 지금, 현재입니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현재가 사실은 선물이라는 뜻일까요?



(참고 사이트: 표준국어대사전, 네이버 한자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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