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다'를 사전에 검색하면 '피로를 풀려고 몸을 편안히 두다', '입이나 코로 공기를 들이마셨다 내보냈다 하다'가 나온다. 무언가에 몰두하거나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내가 숨을 쉬고 있는 건지 아닌 건지 의식하기 어렵다. 그래서 '숨을 고르다'라는 말처럼 무의식의 호기와 흡기를 의식적으로 느끼고 심신의 여유를 가지는 게 '쉬다'라는 말인가 보다.
#쉼을 느끼는 순간
아침에 일어나서 할 일에 시작하고 부랴부랴 출근을 한다. 출근 후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간신히 업무를 마치고 귀가한다. 이때까지는 쉼을 느낄 겨를이 없다. 가끔 산책할 때 쉼이 올라올 듯하지만, 원하는 만큼의 쉼을 채우지 못한다.
집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러닝을 하거나 웨이트를 한다. 운동이라는 큰 덩어리 안에서 러닝과 웨이트를 극단에 위치한다. 동적과 정적, 협응과 고립, 유산소와 무산소. 둘 중 하나를 골라 퇴근 시간을 장식해야만 한다. 그나마 붙어있는 숨을 유지하기 위해서.
몸을 움직여 심장과 멀리 떨어진 곳까지 산소를 보내 근육을 잘 움직이게 해야 한다. 활동량이 많아질수록, 많은 근육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 더 많은 숨이 필요하다. 평소보다 많은 숨을 필요로 할 때 비로소 숨을 느낄 수 있다.
#태산에 올라가 봤던 사람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운동하러 갈 때는 운동이 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몸을 움직이며 숨을 고르고, 내 몸의 상태를 느끼는 시간이 끝나면 쉼이 찾아온다. 쉼처럼 느껴지지 않는 일이 끝나야만 쉼을 느낄 수 있다.
누구는 걷기가 무슨 쉬는 일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달리기를 한 사람은 걷기만 해도 쉼이 된다. 누구는 빈 봉도 20kg라서 무겁지 않냐고 할 수 있겠지만, 무거운 바벨을 들었던 사람은 빈 봉만 들어도 쉼이 된다.
요동치는 시간이 있어야 평안한 시간의 가치를 알 수 있다. 매우 가쁜 숨을 쉬고 난 다음에야 진정으로 쉼을 느낄 수 있다. 높은 산에 올라갔던 사람이 낮은 산에 올라가는 건 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