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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unghun Lee Aug 09. 2024

갑상선암이면 갑상선 얼마나 제거하나요?

갑상선 절제술의 종류

지금까지 갑상선 절제술 중에 절개선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는 수술 종류를 알아보았다면, 이제는 갑상선 절제범위에 따른 종류를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갑상선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갑상선은 목에 있는 내분비 기관으로 갑상선 호르몬을 만드는 기관입니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에너지 수준을 결정하는 호르몬입니다. 부족하면 신체 여러 장기의 기능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피곤하며 잠이 많아집니다. 많아지면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많이 나고 심장이 요동칩니다. 그리고 살이 빠집니다. 그래서 항상 적절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 적절성은 보통 갑상선 자극 호르몬(TSH)의 자극과 갑상선 자극호르몬에 대한 갑상선호르몬 (T3, T4)의 되먹이 기전, 그리고 시상하부의 중재를 받으며, 시상하부는 코티졸, 염증물질인 사이토카인 등의 영향을 받습니다. 즉, 스트레스, 감염, 비만 둥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림 1).

그림1 시상하부-뇌하수체-갑상선 축은 뇌 신경, 스트레스, 비만, 염증에 의해 영향을 받고, 갑상선 호르몬의 되먹이 기전으로 항상 적당하게 조절되게 합니다.

이러한 시상하부의 작용으로 사람마다 시시각각 갑상선 호르몬의 요구량이 변하고 이에 대응하여 적절하게 분비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그런데 시상하부-뇌하수체-갑상선 축의 상호 작용이 실패하면 우리 신체는 저하증과 항진증으로 힘들어집니다. 그런데 갑상선을 다 제거 후 약으로 갑상선 기능을 조절하게 되면 환자본인의 인지하에 피검사를 하면서 시시때때로 약용량을 조절해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조절 기능을 가져가려면 적어도 한 엽은 온전히 보전해야 합니다.

엽(lobe)이라는 말이 나왔으니, 해부학적 구조를 설명하자면 갑상선은 좌우 엽과 둘을 연결하는 협부, 그리고 발생의 실마리가 되는 피라미드 엽으로 구성됩니다. 피라미드 엽은 발달과정 중에 갑상선이 혀 밑에서 만들어져서 현재의 목 하부로 내려오면서 남은 흔적인데 퇴화하지 않고 남아있는 작고 길쭉한 모양의 구조물입니다.

갑상선 수술은 절제 범위에 따라 이름이 있습니다. 갑상선의 양엽 중에 한엽, 협부, 피라미드 엽을 제거하면 좌 또는 우 갑상선 절제술 또는 갑상선 좌 또는 우 엽절제술로 부릅니다. 그리고 갑상선 영엽을 모두 제거 시에는 갑상선 전절제술이라고 부릅니다. 엽절제술과 전절제술 사이에 갑상선 아전절제술, 근접 전절제술 등이 있습니다. 물론 이외에도 완전 절제술이라는 이름도 있는데요. 이는 갑상선 엽절제술을 시행 후 퇴원했다가 차후 여려가지 이유로 나머지 갑상선을 다 제거하는 겁니다.(그림 2)

이 수술들 중에 환자분들 본인에게 어떤 수술이 적용될지는 갑상선암의 크기, 종류, 주위조직 침윤여부, 갑상선암의 다발성유무, 남겨질 갑상선에 있는 결절 종류 및 개수, 림프절 전이 개수, 원격전이 유무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과거 미국에서는 엽절제술이 전절제술보다 재발률이 높다고 보고 되어 전절제술이 많이 시행되었으나, 초기암에서는 재발률과 생존율에서  전제술과 엽제술 간의 차이가 없다는 보고들이 2015년 미국 갑상선학회 가이드라인에 수용된 후 엽절제술이 더 많이 시행되었습니다. 현재는 70%에서 엽절제술이 시행되는데 2012년에는 전절제술이 70%를 차지했던 아주대 병원을 볼 때 완전히 뒤바뀐 겁니다(그림 3). 물론 이런 치료는 시절이 바뀌면서 변해 갑니다.

그림3. 갑상선 절제술의 비율은 재발율이 낮은 조기암의 발생율의 증가로 인해 2015년부터 역전되었다.

일단, 크기 기준으로 1cm 이하에서는 엽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고, 1cm 이상에서는 전절제술이 선호됩니다. 그러나, 이것도 선택적으로 4cm 이하에서는 엽절제술을 조심스럽게 권고하고 있으나, 이는 주위조직 침윤이 없고, 림프절전이가 심하지 않고, 원격전이가 없다는 몇 가지 전제 조건들을 만족시킬 때입니다.

갑상선암의 종류에 따라 수술 범위가 달라지는데 분화암인 유두암과 여포암에서 엽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두암은 많은 아형을 기지고 예후가 서로 다르므로, 분화도가 좋은 전형적인 유두암이나 여포변이 유두암 등에서 엽절제술이 시행됩니다. 분화도가 나쁜 유두암  아형들이나, 혈관 침윤이 있는 여포암, 저분화암, 미분화암 등에서는 전절제술을 시행합니다.

주위조직 침윤이 있는 경우에는 전절제술이 우선시되지만, 띠근육 침윤 만 있고 심하지 않으면 엽절제술을 할 수 있고, 술전 검사에서 림프절전이가 없으면 엽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암이 양 엽에 암이 있으면 당연히 전절제술을 시행하고, 한쪽 엽에만 있더라도 반대쪽에 다발성 양성결절이 있으면 반대쪽에도 암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전절제술을 합니다. 그리고, 암가능성을 차치하고도 차후 시술이나, 검사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전절제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림프절전이 개수가 5-6개 이상인 경우는 재발률이 20-30%입니다. 그래서 재발률을 낮추고 차후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전절제술을 시행하고 원격전이가 있는 경우, 즉 폐나 뼈 등으로 암이 퍼진 경우에도 전절제술을 합니다. 그런데, 림프절전이 개수,현미경적 혈관 침윤은 갑상선 수술 후 최종 조직병리 보고서에서 확인되므로 술 전에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림프절전이개수는 다른 부위보다 경부중앙림프절전이의 개수가 문제가 됩니다. 일반적으로 경부중앙림프절전이의 유무를 확인하는 술전 진단의 정확도가 60-80%로 기관마다 차이가 있고 낮은 편으로 술 전에 전이유무를 판별하는데도 어려운데 전이 개수를 맞추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리고 원격전이도 술전에 확인이 안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격전이는 가슴 또는 폐 CT를 찍어 확인할 수 있으나 크기가 작은 경우에는 전절제술 후 방사성요오드 치료 후 전신스캔에서만 보일 수 있습니다. 원격전이 환자를 잔절제술과 방사성요오드를 하지 않고 폐 CT로만 했을 때에는 조기 진단과 치료가 늦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분화암에서 원격전이가 있는 경우는 1% 미만입니다. 그러므로 수술 후 원격전이를 예측할 수 있는 임상적, 조직학적, 분자생물학적 인자들을 가진 경우에는 엽절제술을 받은 분들은 완전갑상선 절제술을 시행받고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불어 저는 갑상선의 절제범위를 결정할 때 엽절제술을 시행한 경우에는 조절 기능을 가져갈 수 있으므로 전절제술보다는 엽절제술을 선호합니다. 하루에 100명 정도의 환자를 보다 보면 8-9명은 갑상선 호르몬 용량이 부족하여 증량하는데, 이 분들이 대부분 갑상선 전절제술 받은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갑상선 자극 호르몬 (TSH) 수치가 올라 용랑을 올리는 분들은 스트레스나 업무량 증가, 삶 속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사건들에 노출된 분들이며, 이러한 사건들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고, 예측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약 조절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향후 갑상선 기능과 스트레스와의 관계는 차후 언급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위에서 언급한 여러 위험요인을 함께 고려하여 환자분들과 충분히 상의 후에 최종적으로 수술범위가 결정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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