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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지선 Jul 13. 2024

그레이스 켈리 - 성실한 사람, 친절한 사람

출근길에 우연히 그레이스 켈리와  ABC의 마지막 인터뷰를 듣게 됬는데,  마음을 울리는 부분이 있어서 적어둔다. 


 https://www.youtube.com/watch?v=YeR9EiF1Axk&t=154shttps://www.youtube.com/watch?v=YeR9EiF1Axk&t=154s


"How do you want to be remembered?"

"Well...I suppose, I think, mostly in terms of my children and their children, how they will remember me, I would like to be remembered as trying to do my job well of being understanding and kind. 


"Are there anything about your career that you would like to be remembered?" 

"No, I don't feel I achieved enough in my career to stand out more than many other people. I was very lucky in my career and I loved it. But I don't think I was accomplished enough as an actor to be remembered for that particularly.... No, I'd like to be remembered as a decent human being and a caring one."


"If you had another life, what would you like to do with the life? Have you ever thought of that?" 

"Well, there are lots of things... I think now if I have to be reincarnated, I think i'd like to come back as one of my dogs... they have a very happy nice life and a very easy one." 


"당신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글쎄요, 저는 주로 제 아이들과 그들의 자녀들이 저를 어떻게 기억할지에 대해 생각합니다. 저는 제 일을 잘 하려고 노력했고, 이해심 있고 친절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당신의 경력에 대해 기억되고 싶은 특별한 것이 있나요?" 
"아니요, 다른 많은 사람들과 비교했을때 특별한 업적을 이루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제 경력에서 매우 운이 좋았고 그것을 사랑했습니다. 하지만 배우로서 특별히 그것으로 기억될 만큼 충분히 성취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저 괜찮은 사람, 배려심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만약 다른 삶이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그런 생각을 해보신 적 있나요?" 
"글쎄요, 많은 것들이 있겠네요... 만약 제가 환생한다면 제 개 중 하나로 돌아오고 싶습니다. 그들은 매우 행복하고 편안한 삶을 살고 있거든요."


내 아이들,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에게 성실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처음 저 대목을 들었을때에는 유명한 배우였고, 모나코의 프린세스로 평생을 살아온 사람의 대답으로는 너무소박한 것 같네? 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저 내용을 계속 곱씹다보니 참 현명한 답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주어진 의무에 충실하고 다른 사람을 소중히 대하는 사람"이라고 기억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찬사가 있을까? "성실한 사람, 친절한 사람" 이 두가지 덕목이 머릿속에 딱 꽂혔다. 나도 내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한편으로는, 다시 태어난다면 자기가 키우는 개로 태어나고 싶다는 얘기를 들으니, 저렇게 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인터뷰의 이 대목을 시작할때 인터뷰어는 미안한듯 서두에 한참 장황하게 말한다. "I know there is much too early in your life to ask you this question, but at some point, somebody is going to ask it to you..." 우연의 일치인지, 이 인터뷰를 하고 나서 2개월 뒤에 그레이스 켈리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한주 간 출근길 내내 인터뷰 전체를 다 들었는데, 무척이나 현명하고 성실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인터뷰 내내 꼿꼿한 자세와 안정적인 시선처리, 안정된 목소리 톤을 유지하는 모습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저런 우아한 애티튜드는 오랜 기간의 훈련과 절제의 산물일텐데, 내 노년의 모습도 저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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