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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탕 Nov 16. 2024

조현병 환자도 마음씨 좋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조현병이 있다고 해서 뉴스에 나온 것처럼 조현병환자가 모두 공격적이고 범죄자 같거나 무섭다고 생각하실까 봐, 사실 저 역시도 무섭게 생각하긴 마찬가지긴 합니다만 저라도 무섭게 생각하시지 말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제가 사람들에게 베푼 마음씨 좋은 일화들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학생 때 교회에 간간이 다니고 미션스쿨에도 다녔으며 대학교도 기독교대학으로 갔는데요. (대학은 중퇴함) 나름대로 신앙생활 하다가 이사 오면서 22살 때 어느 교회에 등록합니다. 할머니집 앞에 있는 교회인데, 엄마가 할머니를 모시고 다니려고 전도하려고, 그 교회에 셋이 함께 등록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전 당시 장애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집에만 있었고 꾸미지 않은 외모였죠. 참고로 제 장애는 정신장애입니다. 청년부에 갔더니 일반인에다가 대학 다니고 일하는 청년들 보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말하기도 싫고. 그래서 교회에 안 나왔죠.


중간중간 목사님이나 친구들이 절 부르던데 갈 때도 있고 안 갈 때도 있고. 그러다가 26살 때 태어난 한 살 조카를 데리고 영아부를 계속해서 엄마와 교회를 오기도 하다가 30살 때 교회 단톡방을 나갔다가 리더에게 혼이 났습니다.


"저기요. 공지 못 봤어요?"


...


전 그때 그 충격을 잊을 수 없습니다. 내가 교회를 나오는 걸 진정으로 원하고 있구나. 이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다음 주부터 바로 교회에 다시 나오면서 매주 다니기 시작하는데요.


그랬던 적이 있습니다. 리더가 교회 나오라고 저한테 문자로 연락한 적이 있었죠. 조카 데리고 다닐 적에 리더를 교회에서 만났어요. 리더는 여자분이고요.

그런데 제가 그 문자를 무시했었는데 당시 제 카톡프사가 조카 아기사진이었습니다. 다음 날 교회에서 마주치니 느낌이 좋지 않더니 절 보고 아기사진을 카톡프사 하게 애엄마냐고 그러던데 리더가 화를 내는 거지만 슬퍼 보였습니다. 저는 애엄마냐는 말에 당연히 화가 났고 당혹스러웠지만 화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30살이 되면서 오랜만에 청년부에 다시 온 날 리더와 카톡프사를 다시 볼 일이 있었는데요. 사실 그 전날 카톡프사를 보긴 했었는데 보니까 생일 관련 프사던데 "오늘 생일이라며?"라고 물으니까 가볍게 무시하고 지나가더라고요. 예배가 시작되고 교회에 오기 전에 가져온 음료수를 꺼내서 줬습니다. "고마워.. 고마워." 하며 울더라고요. 목사님은 잠시 설교를 멈추셨고 청년들 모두 조용했습니다. 저도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끝나고 리더가 과자를 주더군요. 같이 나눠먹고 다른 친구도 같이 먹고. ㅎㅎ



그리고 청년부에서 다 같이 식당에서 식사를 해 먹을 일이 있었데요. 다 먹고 이제 양배추라든지 버섯, 음료수 한 병씩 각자 하나씩 들고 가기로 했는데요. 제가 그걸 탐냈습니다. 그래서 리더가 욕심부리지 말라며 야단을 쳤고 일을 안 해서 저런다고 그래서 이때는 솔직히 화는 겉으로 안 냈지만 솔직히 화났습니다. 뭐 건강적인 면에서 제가 일을 못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화가 났고 억울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때는 전학 가는 것처럼 교회 옮기는 것도 쉬운 줄 알고 다른 교회를 갔는데요. 가서 이런 제 얘기를 하니 나쁘게 대해주지도 않는 의례적으로만 대하는 무감정의 느낌이 들어서 정말로 괴롭힘을 당하는 게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괴롭힘 당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래서 다시 원래 다니던 교회에 돌아오니 다들 아무 말도 없고 누군가 말을 꺼냈는데요. 평소에 저와 같이 앉아 예배드리는 친구인데, 반주자입니다.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남자분인데, 어떤 한마디를 듣고 화장실행했어요. 울 뻔했지만 참았어요.


다음 주에 제가 또 교회에 나오는데 평소처럼 제가 또 좋다고 그 남자분 옆에 앉았습니다 지금은 이 남자분과는 친구사이로 지내고 있어요.


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31살 1월쯤 직업전문학교를 가면서 면접을 보는데요. 면접관이 학교에 대한 것도 묻고 이 분야에 관심이 진짜 있는지도 물었지만 제일 기억이 나는 게 장애사항에 대해 짚으면서 "약 안 먹으면 어떻게 돼요."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또 거기다가 대고 "화내요."라고 대답했더니 옆에 계신 면접관이 한숨을 쉬시더라고요. 당연히 전 면접에 떨어졌지만 어떻게 연락이 다시 연락이 오긴 했습니다. 결원이 생겨서요. 다시 방문해 보니 사실은 제가 다녔으면 좋겠다고 하셨었지요.^^ 지금도 친분이 있는 선생님이십니다. 비록 지역은 다르지만요.


나중에 취업처로 면접 보러 가면서 들은 얘긴데 담당자가 선생님한테 장애사항에 대해 전달 들은 바로는 1년 동안 제가 화낸 적 없다고 하셨다고 그러더라고요. 감동이었습니다.


어쨌든 리더가 그때 식당에서 제가 일을 안 해서 저런다고 그래서, 싸우지 않기 위해서 지금 평생 일할 각오로 일하고 있습니다. ^^ 중퇴했던 대학교도 다시 가고 싶고요. 자격증도 따고 싶고. 다소 늦은 나이지만요. 가족들의 반대도 이겨내고 노력 중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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