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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건우 Nov 06. 2024

므레모사 감상평 - 누가 빌런인가  [김초엽]

책리뷰

       



빌런, 활동성, 재난 ,고통 


현실의 빌런은 타노스도 지크 예거도 히틀러도 아니다.

특정 단체의 횡포나 특정 인물이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우리는 서로에게 빌런이다.


활동성을 부추기는 현대사회에 사는 우리들은 서로에게 활동을 강요한다. 그것이 그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철썩같이 믿으면서 그리고 가만히 있는 것을 게으름이라 명칭하면서.


무용수였던 유안은 다리를 다치게 되면서 잠시 일을 그만두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주변인들은 계속 소리친다. 제발 다시 춤을 추어달라고. 우리를 위해 다시 일어서라고.

그러니 그녀가 레오를 찔러 죽이고 므레모사로 돌아간 것은 납득이 된다.

므레모사는 사람들의 활동성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재난을 구경하러 온 이들에게 일을 강제한다.

마치 활동이 그리 좋으면 너나 하라고 말하는 듯이.


기존의 클리셰대로 라면 레오의 말처럼 므레모사라는 악마를 불태워 죽이고 끝났어야만 했다. 

그러나 김초엽의 시각은 달랐다. 재난을 이용하여 들며 알량한 연민을 가진 자들. 그들의 무료한 비활동성을 비난하며 이웃들에게 고통을 주려는자들. 자 이제 누가 빌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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