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라스콜니코프. 노파를 죽인 살인자.
왜 죽였는가?
본인이 메시아라고 착각했기 때문이다. 히틀러처럼. 전두환처럼.
그러나 그들은 단지 비겁한 살인자. 테러리스트이다.
기존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 금기를 깨는 것. 혁명이라는 말로 포장되는 이것들은 인간에게 아주 달콤하게만 보여 인간본성을 자극한다. 선악과처럼. 판도라의 상자처럼.
그러나 반드시 잊지말아야 할 것은 시스템을 깨는 동시에 이전 것보다 단단한 무언가를 세워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단지 무질서와 혼돈을 조장하는 테러일뿐이다.
인류의 수많은 범죄자들이 그들만의 정의를 내세우거나 본인 스스로 악마를 자처하면서 그것에 도취되었던 것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봐왔지 않은가.
그들은 아마도 비굴할정도로 낮은 자존감들을 기존의 시스템을 깬다는 사실 자체에 심취했을 터이다.
그렇게 죄를 저지른다.
그렇다면 죄란 무엇인가? 도스토옙스키의 말로 추정컨데, 아마도 위선으로 가득찬 폭력.
작 중 라스콜니코프가 경멸하는 순응자들. 사회 시스템에 대해 아무런 의구심과 비판적 사고를 하지 않는 자들도 충분히 폭력을 실행할 수 있다. 이른 바 집단의식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미개한 일이다.
그러나 그가 간과한 것은 순응자들의 반대 개념인 비범한 자, 혁명가들 또한 인간이라는 사실이다.
인간으로써 내재된 폭력성을 그 비범한 자들은 그들의 뛰어난 논리로 너무나 쉽게 정의로 포장할 수 있다.
그 '위선'이 죄를 실행시킨다. 대중은 그를 처벌하거나 혹은 순응자가 되어 그것을 따르고 우리는 파멸한다.
그러니까 어느 쪽이든 우리는 인간일뿐, 그 경계를 넘지 못하고 폭력을 휘두른다. 예수와 부처를 제외하고.
그렇게나 많은 전쟁처럼. 우리는 너무나 쉽게 타인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제발 기억하자. 인간안의 폭력성을. 정의로 쉽게 포장되는 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