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이름이 있다.
이 세 글자는 나에 대한 모든 것을 포함한다. 그리고 모두가 나를 부를 때 이 세 글자를 말한다. 내가 왜 이 단어일까. 이 단어는 왜 나일까. 나와 아무런 관계없는 이 세 글자는 ’나‘를 정의한다. 나를 부를 단어는 이 이름 말고는 없는 걸까. 왠지 그럴 것 같아 슬프다. 모든 사람에게 이름이 있다는 것이 때론 이상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 이름=그 사람‘이라는 것이 내 기분을 묘하게 만든다. 만약 내 이름이 사라진다면 나를 포함하고 있는 모든 것들도 사라지게 되는 것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나와 내 이름은 같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 왜 아무런 관계도 없는 단어를 만들어 사람 하나하나에게 부여하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는 모두 이름이 없는 걸지도 모른다. 이름 말고는 가리킬 단어가 없어서 단어를 하나 정해 사람을 지칭하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국에는 그 단어가 똑같거나 비슷한 사람이 너무 많다. 그럼 또 지칭할 수가 없게 된다.
대체 왜 이름이 있는 거지. 이름 말고 나를 불러줬으면 좋겠다.
난 단어 하나로 설명이 가능한 사람이 아니기에...
누군가 나의 본질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