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바운드'로 읽는 리더십과 조직의 진짜 힘 1

- 1편 : 아무도 믿지 않는 팀에 이름을 붙이는 법

by 오피스 사가Saga

인트로


큰 기대 없이 가족과 함께 OTT로 영화를 틀었다.
중학생, 초등학생 두 딸과 아내와 함께 본 그 영화는,

예상과 달리 우리 집 거실을 꽤 오래 조용하게 만들었다.

화려한 스타도, 압도적인 전력도 없는 팀.
단 6명의 선수로 전국 대회에 나선 이야기.

장항준 감독의 영화 <리바운드>는 흥행작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조직의 모습과,

그 속에서 버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이 글은 그 이야기를 따라가 보려 한다.
리더십, 조직문화, 그리고 성과 이후의 삶까지.

영화 <리바운드>가 남긴 질문을, 3편에 걸쳐 천천히 풀어보려 한다.



1편 : 아무도 믿지 않는 팀에 이름을 붙이는 법


1. 이름뿐인 팀, ‘어쩌다’ 맡게 된 리더


영화의 주인공 강양현 코치는 화려하게 부임한 엘리트 지도자가 아니다.

부산중앙고 MVP 출신이었지만, 프로에서는 빛을 보지 못한 채 2군을 전전하다 은퇴한 ‘실패한 천재’였다.

그가 모교로 돌아온 이유도 거창하지 않았다.

공익근무요원 신분으로, 해체 직전 농구부의 ‘구색 맞추기’ 코치였다.

현실 조직에서도 우리는 종종 이런 상황을 마주한다.
사람도 없고,

예산도 없고,

방향도 없는 상태에서

조직이 버리듯이 혹은 “일단 해보라”는 듯이 미션을 받는 순간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이름뿐인 팀에 ‘진짜 숨’을 불어넣기로 결심한다.

리더십은 직책이 아니라,

자신의 역할을 정의하는 순간 시작된다.



2. 팀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가 발굴하는 것


강양현 코치가 마주한 현실은 참담하다.
선수조차 없다.

그는 발로 뛰기 시작한다


- 천기범: 슬럼프에 빠진 천재 가드

- 배규혁: 부상으로 꿈을 접은 슈터

- 정강호, 홍순규: 길거리 농구 출신의 거친 에너지

- 정진욱, 허재윤: 실력은 부족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조력자


그는 농구장을 뒤지고, 길거리 음식을 같이 먹고, 그리고 부모를 설득한다.

좋은 팀원은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설득과 믿음으로 만들어지는 존재이다.


3. 오만이 불러온 참극: 2011년 상주, ‘몰수패’


2011년 상주 협회장기.
중앙고는 첫 경기도 제대로 싸우지 못한 채 무너진다.

그리고 최악의 결과.
판정에 항의하며 코트를 떠나는 ‘몰수패’.

이건 단순한 패배가 아니었다.
리더와 팀원 사이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사건이었다.

원인은 명확했다.
강 코치는 선수들을 보지 않고, 자신의 과거만 보고 있었다.

현실에서도 이런 리더는 존재한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말로 조직을 망가뜨리는 사람들.

몰수패는 패배가 아니라

신뢰의 파산이다.



4. 집단사고(Groupthink)의 저주


몰수패 이후, 중앙고는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는다.

그리고 더 무서운 일이 벌어진다.
학교, 학부모, 주변 모두가 말한다.

“중앙고는 끝났다.”

이것이 바로 집단사고(Groupthink)다.
응집된 집단이 비판 없이 동일한 결론을 강화하는 현상이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 리더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실 조직에서는 특정 몇 명이 모여
타인을 비난하고,

다른 팀을 배척하고,
그 안에서 일종의 ‘소집단 확신’을 강화한다.

그리고 그 근저에는 종종
자신의 부족함을 타인에게 투영하는 심리가 있다.

리더에게는 가장 까다로운 상황이다.
조직이 외부가 아니라 내부의 언어로 무너질 때.

이것이 바로 집단사고이다.
비판 없이 ‘포기’가 합의되는 상태.

조직이 망하는 이유는 실패가 아니라,
다시 시도하지 않는 합의이다.



5. 리더십의 반전: “내가 틀렸다”


강양현 코치는 달라진다.

선수들을 다시 찾아가 말한다.
“내가 틀렸다.”

권위를 내려놓고, 선수들의 방식으로 농구를 다시 시작한다.

이 순간 팀은 바뀐다.

리더십은 지시가 아니라,
낮아지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리더는 완성된 팀을 맡는 사람이 아니다.
망가진 팀을 다시 세우는 사람이다.

여기서 질문이 남는다.


당신은 최근 언제,
팀원에게 혹은 동료에게 “내가 틀렸다”라고 말했습니까?


다음 편에서는
서로를 미워하던 선수들이 어떻게 ‘원팀’이 되었는지,
그 조직문화의 비밀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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